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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 70명 불러 만찬 … 서청원 측 "줄 세우기냐"

중앙일보 2014.06.19 02:01 종합 4면 지면보기
17일 저녁 7시. 보리굴비가 전문인 여의도 한식당이 새누리당 의원들로 북적거렸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당내 의원들에게 ‘신고식’을 하는 자리였다. 출정식과 캠프 개소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 의원에겐 사실상의 두 행사를 대신하는 모임이었다. 1시간20분가량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7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해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친박 10여 명, 김을동 후보도 참석
80명 나온 서청원 출정식 맞불인 듯
경기도당위원장, 서 후보 측 승리

 테이블마다 막걸리와 소주가 놓였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병석 의원이 건배사로 “하나로!”를 외치자 의원들은 다같이 “나가자!”를 외쳤다. 김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금과 같은 무기력한 정당의 모습보다 제대로 된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는 역할에 저를 던지겠다.”



 이날 모임엔 예상보다 참석자가 많아 식당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과 황진하 의원, 박대출 대변인 등 친박근혜계 의원 10여 명도 모습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친박 대 비박’의 구도가 아니라 ‘친김무성 대 친서청원’의 구도로 짜이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모임에 참석한 한 친박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여기 왔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친박 핵심인 의원들이 보였다”며 “솔직히 친박과 비박을 떠나 김무성·서청원 의원 사이에서 머리 아파하는 의원이 많다”고 했다. 경쟁자인 서청원 의원과 ‘친박연대’에서 같이 활동한 전당대회 여성주자 김을동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무성 의원의 ‘식탁정치’는 지난 10일 출정식을 겸한 세미나를 열어 80여 명의 의원들을 불러모은 서 의원에 대한 맞불 전략의 성격도 짙다. 김 의원 측은 경쟁자인 서 의원에 비해 당내 의원들과 접촉이 적었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식탁 정치’를 통해 내부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의원의 측근은 “앞으로 전국을 돌면서 시민·당원들을 만나는 동시에, 지역 정치인들과도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 측은 공식 논평을 내서 김 의원의 저녁 자리를 비판했다. 서 의원 측 윤승모 공보특보는 “김 의원이 세과시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송두리째 위반하고 ‘고비용 줄세우기 모임’을 가진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당 지도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후배 의원들이 마련한 자리”라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소속 의원들과 인사를 위한 것이 어떻게 줄세우기냐”고 반박했다.



 ◆‘전대 전초전’ 경기도당위원장 경선=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서청원 의원과 가까운 범친박계의 함진규(초선) 의원이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재선의 김학용 의원을 꺾었다. 함 의원은 이날 도당위원장 선출대회에서 대의원 가운데 453표(50.3%)를 얻어 김학용 의원을 불과 6표 차(447표·49.7%)로 눌렀다. 도당위원장은 통상 추대 방식으로 선출해 왔지만, 이번에는 경선을 했다.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었다. 서청원·김무성 의원도 이날 선출대회에 참석해 암묵적인 지지를 보냈다.



 서청원 의원 측은 “전대를 앞두고 친박 주류 세력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번 경선 결과를 통해 친박 주류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무성 의원 측은 “서 의원의 강세지역이자 당협위원장들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선거에서 5대5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는 걸 감안하면 우리 쪽의 완승이라고 본다. 서청원 캠프에 초비상에 걸렸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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