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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현금, 급여 횡령, 기업 후원금 … 캐면 캘수록 커지는 박상은 의혹

중앙일보 2014.06.19 01:31 종합 14면 지면보기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18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새누리당 박상은(65) 국회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한국선주협회에서 해외출장비를 지원받은 국회의원 명단에 포함된 게 드러나면서 세월호 사고 이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송인택 1차장 검사)의 해운비리 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전직 비서가 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박 의원 아들(38) 집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현금 뭉치 6억여원이 발견됐다.


검찰, 해운비리 연루 여부 조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등에 따르면 한국선주협회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국회 연구단체인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 소속 의원들의 해외 출장 비용을 지원해 왔다. 포럼 대표인 박 의원은 선주협회 후원으로 해외출장(보좌관 1회 포함, 6회)을 가장 많이 다녀온 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에는 해운보증기금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국민 경제 발전을 위한 해양산업 경쟁력 확보 정책지원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대표 발의자는 박 의원이었다. 박 의원이 대표·공동 발의한 해운업계 이익과 관련한 법안·결의안은 9건이다.



 전 비서 장모(42)씨는 지난달 21일 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4월 비서를 그만뒀는데도 박 의원이 8개월간 서류상으로 비서직을 유지토록 한 뒤 이 기간 급여 2382만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갔다는 것이다. 장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서로 일할 때 급여의 일부도 박 의원 요구에 따라 후원금으로 냈다”며 “권력을 이용해 불법을 일삼는 정치인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양심선언 했다”고 말했다.



 전 경제특별보좌관 김모(56)씨도 가세했다. 박 의원의 고교후배인 그는 2009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박 의원과 일했다. 정치 후원금을 모으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그는 박 의원이 월 300만원의 급여를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씨가 “그만두겠다”고 하자 2009년 9월 인천 계양구에 있는 설비업체에 취직시켰다. 이후 그는 출근을 하지 않고 6개월 동안 이 회사에서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증명서에는 14개월간 일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김씨는 “나머지 기간의 급여는 박 의원 측이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업체가 박 의원의 보좌관을 채용하는 대가로 공사 수주 등에서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 측은 지난 11일 현금 2000만원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박 의원의 운전사 김모(39)씨는 돈 가방을 검찰에 갖다 주고 “불법 정치자금이니 수사해 달라”고 했다. 가방엔 2000만원이 아닌 3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검찰은 “박 의원이 자신의 가방 안에 있는 돈 액수를 모르는 게 수상하다”고 했다.



 의혹은 검찰이 지난 14일 박 의원의 아들 집을 압수수색하며 더욱 커졌다. 이곳에서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 검찰은 이 돈이 지역 건설·해운업체에서 후원금 명목이나 공천헌금으로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국제변호사인 박 의원의 아들을 불러 돈의 출처를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항만하역 전문 A기업 등 인천지역 업체 4∼5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일부 기업이 한도를 넘은 후원금을 낸 것으로 파악했으며 대가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또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학술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기업들이 낸 기부금 사용처도 살펴보고 있다. 한국학술연구원은 박 의원의 관용차량 임대비용을 대신 내주고 후원회 회계책임자를 위장 취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8일 인천 서구의 장례식장 대표 임모씨를 사기혐의로 체포했다. 임씨가 다른 사람의 대출을 받는 데 도움을 준 뒤 ‘힘써 준 분을 챙겨야 한다’며 박 의원을 거론했다는 진술에 따라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박상은 의원=인천 중·동구, 옹진군에서 18대에 이어 재선했다. 대한제당 대표이사 사장·부회장, 인천시 정무부시장(2000년)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국가경쟁력강화 특위 상임자문 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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