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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상한 '박상은 괴자금' 철저히 수사하라

중앙일보 2014.06.19 00:31 종합 30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의 뭉칫돈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박 의원 측이 지역구 의원사무실 앞에 세워둔 차량에서 현금 2000만원이 없어졌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박 의원의 운전기사가 검찰에 돈다발을 들고 찾아가 “정치자금”이라고 폭로하면서, 단순 도난 사건에서 정치자금 사건으로 비화했다. 도난당한 액수도 2000만원이 아닌 3000만원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검찰이 박 의원의 아들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6억원대의 외화 등이 발견됐다.



 박 의원 측은 3000만원이 의원실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은행에서 인출한 돈이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에서 인출된 흔적이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아들 집에서 발견된 6억원은 박 의원이 이사장인 단체의 금고에 보관 중이던 자금이었다.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밝혀진 게 없다. 한마디로 출처가 어디고, 무슨 용도인지 모르는 괴(怪)자금이 현금 형태로 있었던 것이다.



 박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동·중구·옹진군이다. 이 지역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해 해운 회사·협회·조합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박 의원은 국회 연구단체인 ‘바다와 경제’ 포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의 매개체로 주목 받아온 선주협회가 주선한 해외 크루즈여행에도 단골로 참여한 인물이다. 따라서 박 의원 차량과 아들 집에서 발견된 자금이 해운비리와 관련된 돈이 아닌지 밝히는 것은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검찰은 박 의원의 소환을 예고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박 의원이나 그 일가의 개인적인 비리를 파헤치는 데 머물지 말아야 한다. 발견된 뭉칫돈이 해운비리와 관련됐을지 모를 비자금인 만큼 어디에서 흘러 들어와, 어디에 쓰일 돈이었는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관료 + 마피아) 이슈가 부상했지만 정작 더 크고 구조적인 문제는 ‘정피아’(정치 + 마피아)다. 검찰은 이참에 정치 ‘적폐’를 도려낸다는 각오로 박상은 괴자금 사건의 전말을 풀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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