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켤레당 1만원 기부 레이스 … 감성 마케팅 '황금알' 낳다

중앙일보 2014.06.19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와 곧장 걷다가 횡단보도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시선을 사로잡는 붉은색 간판과 통유리 건물이 보인다. 바로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다. 총 3층으로 이뤄진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뉴발란스의 역사와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을 한 자리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1층은 미국·영국에서 생산된 한정판 라인을 중심으로 꾸민 프리미엄존이며, 2층엔 신발·의류·모자·가방 등 다양한 뉴발란스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3층은 홍대 문화를 반영한 신개념 문화체험 공간 ‘NB 컬쳐 하우스’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트레드밀(treadmill·런닝머신). 트레드밀을 이용해 자신의 러닝화 타입을 파악해볼 수 있다. 3층 매장 안쪽에는 뉴발란스 베이스볼 제품군을 구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6년 만에 매출 17배 껑충 … 뉴발란스의 이유있는 성장
2007년 240억 … 작년 매출 4100억
이랜드, 제품력과 스토리텔링으로 승부수
벚꽃·달마시안 등 제품에 별칭
이야기 담긴 마케팅도 효과



고(故) 스티브잡스가 즐겨 신어(992)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뉴발란스. 국내에서는 이랜드(E·LAND) 그룹이 한국 판권을 갖고 있다. 이랜드는 스포츠 브랜드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Midas touch)’으로 불린다. 미다스는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그리스 신화의 임금이다. 오늘날엔 ‘돈 버는 재주’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랜드와 뉴발란스의 인연은 2008년 시작됐다. 15년 동안 이랜드가 맡아온 푸마(PUMA)의 한국 판권을 독일 푸마 본사가 일방적으로 회수하면서부터다. 독일 푸마 본사는 2008년부터 푸마 코리아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푸마를 국내에서 성장시킨 장본인은 이랜드. 이에 이랜드는 뉴발란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반격을 개시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의 매출을 수직 상승시켰고 지난해 한국 매출은 4100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당시 매출액인 240억원보다 무려 17배 성장한 규모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의 브랜드 정체성이 제품의 품질과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이랜드의 경영전략과 제대로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애칭에 숨은 스토리를 가진 제품들=뉴발란스는 영향력 있는 모델이나 광고 없이 제품력으로 승부한다. 992·999·880·574…. 암호처럼 보이는 이 숫자는 뉴발란스의 인기 운동화 제품명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숫자만 입력해도 관련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 특히 지난 4월 벚꽃을 콘셉트로 출시한 ‘체리블라썸 999’는 하루 만에 완판 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김수현이 신고 나온 ‘달마시안 880’은 고객들의 재입고 요청에 의해 재출시 되기도 했다. ‘574’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뉴발란스 제품은 애칭을 갖는다. 뉴발란스는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쉽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달마시안’ ‘체리블라썸’ 등의 이름을 붙였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개점 기념으로 각인(인그레이빙·Engraving) 서비스를 제공했다. 새로 산 운동화에 레이저로 고객이 원하는 단어를 새겨준다.



 이랜드는 지난해 뉴발란스 키즈를 론칭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 시장을 아동화 영역까지 확대했다. 뉴발란스 본토인 미국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뉴발란스 키즈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한국이 최초다. 이랜드 측은 뉴발란스를 ‘국제적인 사업(international business)’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점=뉴발란스의 국제화 효과는 홍대에서도 빛을 발한다. 지난달 문을 연 세계 최대 뉴발란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국내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의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총 면적 800㎡(240평) 규모이며, 뉴발란스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PPFE(PAST PRESENT FUTURE EVOLUTION) 콘셉트의 인테리어로 설계됐다. 개장 한 달 만에 매출액 11억원을 기록했다. 뉴발란스 전국 매장 수는 지난 2011년 180개에서 2012년 220개, 지난해 235개로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목표는 250개다.



◆뉴발란스의 감성 마케팅, 뉴레이스 서울=뉴발란스는 일반 러너들이 즐길 수 있는 마라톤 행사 ‘뉴레이스 서울’을 올해로 4회째 개최했다. 지난 1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2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선착순으로 진행된 신청자 접수는 9분 만에 마감됐다.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증을 기부하는 ‘기부레이스’를 펼쳤다.



 뉴발란스 측은 참가자들이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으면 1족당 1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7600만원을 한국 컴패션과 소아암 환우 가족에게 기부할 계획이며, 1200장의 헌혈증을 이달 말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한 공간에서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공간. 브랜드의 각 라인별로 상품을 구분해서 소비자들에게 기준이 될 만한 트렌드를 제시하고 보여 준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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