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62년 「쿠바·미사일위기」이래 미-소, 최악의 긴장상태

중앙일보 1978.11.20 00:00 종합 3면 지면보기
「쿠바」에 배치된 소련제 최신형전투기「미그」23 때문에 미국과 소련간의 군사·외교적인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이 긴장상태는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62년에 있었던 「쿠바」 「미사일」위기의 재판이월 소지가 없지 않아 앞으로의 미소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미국은 이미 지난 5월에 「쿠바」에 소련의 「미그」23기가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탐지했으나 그동안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정밀조사」만 계속해왔다.
미국정부가 「쿠바」에 배치된 「미그」23기의 존재에 신경을 쓰게된 이유는 이 전투기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펜터건」과 CIA의 보고를 받은 「카터」 대통령은 미국의 최신예정찰기 SR-71을 동원, 「쿠바」상공을 샅샅이 정찰하도록, 특별명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검은 「페인트」를 칠해서 「검은 새」란 별명을 가진 SR-71은 탄환과 같은 속도의 시속2천「마일」로 고공을 날면서 지상에 있는 사람크기의 물체까지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정찰기다.
「카터」 대통령이 정찰명령을 내린 직후 「밴스」국무장관은 「도브리닌」 주미소련대사를 국무성으로 불러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함으로써 일단 이 문제를 「공식화」했다. 곧이어 「데이비드·존즈」 합참의장은 『이미 「쿠바」상공에 대한 조사가 착수됐음』을 확인했다.
미국이 이를 문제삼기 시작하자 소련은 시속「마하」2(음속의 2배) 비행거리 1천2백「마일」이 넘는 이 「미그」23기가 『「쿠바」국민들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 전투기 일뿐』이라는 공식해명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1차적인 정밀검사를 끝낸 미정보기관은 이 같은 소련측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
소련수상 「코시긴」은 소련을 방문중인 미국의원들에게 『「미그」23기는 방어용』이라는 사실을 애써 강조했고 소련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지는 「미그」23기의 「쿠바」배치는 62년에 체결된 미소간의 협정에 대한 위반이라는 미국측 주장을 아무 근거 없는 트집이라고 맞서고있다.
소련은 지난 62년 역시 「쿠바」내에 핵「로키트」(미사일)를 배치했다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압력에 끝내 굴복해서 이를 철수시킨 「쓰라린 경험」을 갖고있다. 그래서 그런지 소련은 이번 사건이 크게 표면화되자 몹시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미국으로서는 소련과의 전략무기 제한회담(SALT) 타결문제도 있고 또 미·중공간의 관계개선 「무드」도 있고 해서 가능하면 소련을 자극시키지 않고 이 문제를 「조용히」해결하려고 시도한 흔적도 보인다.
또 소련으로서도 이 문제가 『제2의 「쿠바」「미사일」위기』가 되는 것을 원치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소련이 끝내 「미그」23기에 대한 미국측의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미국은 이 기회에 소련과 「쿠바」와의 「밀착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설정해두어야겠다는 계산을 한 것 같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