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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 딸의 아버지 … 위안부 문제 누구보다 분개"

중앙일보 2014.06.16 03:08 종합 4면 지면보기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회견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5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일제 식민지배와 위안부 문제는 국민 정서상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실과 다른 부분은 해명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는 게 옳다”는 얘기가 여권 내에서도 나온 상황이었다. 17일 국회에 인사청문 요구서를 제출하기 전 매듭을 풀 필요성이 있다는 건 청와대와도 사전에 교감이 있었다고 한다.


칼럼·강연 논란에 해명·사과
"독일 경우처럼 진정성 있는 사과
일본이 먼저 해야 한다 강조한 것"
새정련 "청문회 통과 위한 변명"

 직접 작성한 발표문을 들고나온 문 후보자는 “평생을 이 나라를 사랑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며 “쏟아지는 비판을 보면서 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다”고 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의혹을 해명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아 몇 말씀 드리려 한다”며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일본에게 위안부 문제를 사과받을 필요없다”는 과거 칼럼과 관련해 “위안부는 분명히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라고 전제하며 “저는 세 딸의 아버지다. (위안부 문제에) 누구보다 더 분개하고 있다.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일본은 독일처럼 사과를 하지 못할까. 왜 좀 진정성 있게 사과하지 않을까. 그러면 양국이 앞으로 같이 나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에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문제가 된 2005년 칼럼에 “사실 일본을 욕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반성은 일본인 자신의 문제요, 책임이다. 그만한 그릇밖에 안 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하겠나”고 적었다.





 2011년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임을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전체 강연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의 강연”이라며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다. 그 때문에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이 됐다”고 했다. 강연 중 ‘조선 민족이 게으르다’고 한 데 대해선 “제 얘기가 아니다. 1894년 영국인 비솝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에 나온다”며 “지금 우리 민족은 세계가 인정하는 부지런한 민족 아니냐.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이고, 나라가 잘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자는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전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에는 국민장에 반대하는 취지의 칼럼을 썼다. 이와 관련, 문 후보자는 “당시 김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가족들과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노 대통령 관련 칼럼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공인의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유족들과 국민들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문 후보자의 해명 후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 통과를 위해 일회적으로 하는 변명과 입장 변화”라고 주장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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