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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두 달] 장례 치른뒤 집에 못 들어가는 희생자 가족들

중앙일보 2014.06.15 19:48
50여일 간 사흘을 빼고 계속 경기도 안산의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에서 살았다. 지난 4월22일 발견돼 희생자 명단에 오른 아들 한모(17ㆍ경기도 안산 단원고2)군의 장례를 치른 뒤 줄곧이다.



아버지 한상철씨에겐 대기실의 소파가 침대가 돼 버렸다. 이유를 묻자 “집에서 무심코 ‘아들!’ 하고 불렀는데 대답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집에 못 간다”고 답했다.



“창문 밖으로 아이가 등ㆍ하교하는 모습이 환영처럼 떠오를 것 같아서라도 집에 가기가 꺼려진다“고도 했다. 그나마 세 번 집에 들른 것은 노모가 있어서다.



집에 못 들어가는 것은 다른 아버지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오후 10시쯤이면 ‘들어가겠다’고 헤어지지만 밤 한 두시면 ‘아이들이 외로워할까봐’라며 다시 대기실에 모인다”고 한씨는 전했다.



그는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갔을 때의 일을 회고했다. “수 십 번 걸었던 전화지만 또다시 아들에게 전화했다. 벌컥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바다로 뛰어들어 구해와야 할텐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다른 부모들은 대부분 가 본, 아들의 교실에도 차마 가보지 못했다. 다른 학부모가 보고 와서 한군의 책상에 ‘나의 꿈을 갖자’는 좌우명이 적혀있더라는 얘기를 해 줬다. 한씨는 “그말을 듣고 나니 보면 그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더욱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고 혼냈는데 이젠 그것마저 한으로 남았다”며 “잘 해주지 못한 게 너무 많아 후회만 쌓일 따름”이라고 했다.



안산=임명수 l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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