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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두 달] 가장 잃은 가족 "짜증 느는 아이들 보면 겁이 덜컥"

중앙일보 2014.06.15 19:45
세월호 때문에 남편이 서규석(45)씨가 세상을 떠나고 50여일. 부인 유성남(42·경기도 광주시)씨는 “손에 잡히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직장에도 아직 다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남편의 영정이 안치된 인천 합동분향소를 찾는 게 유씨가 유일하게 외출하는 일이다.



아침에 세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멍하니 앉아 있다가 우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유씨는 아이들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고2 큰 아들(17)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았다. 착하고 동생들을 잘 챙기던 맏이가 이젠 바로 아래 고1 여동생(16)과의 자주 다툰다. “짜증이 늘더니 얼마 전에는 여동생에게 ‘입 닥쳐’라고 소리치던데 겁이 덜컥 나더군요. 그런 말을 처음 들었어요.”



중2 막내 아들(15)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 혼자 울다 엄마 품으로 들어오기 일쑤다. 유씨는 “막내가 다음주에 있을 펜싱대회를 앞두고 매년 아빠 엄마가 함께 응원을 가던 생각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생계도 걱정이다. 정부로부터 매달 지원금 128만원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세 자녀 키우기에는 빠듯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9월이면 끝이다. ”처음엔 3개월만 준다고 했다가 9월까지 연장됐다고 하더니 그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는 유씨.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최모란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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