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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첫맛은 맥아, 쌉쌀한 끝맛은 홉 … 맥주·거품 황금률은 7 : 3

중앙선데이 2014.06.15 00:01 379호 11면 지면보기
맥주 고르는 안목을 높이려면 제조과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맥주의 주재료는 보리·홉·효모·물 네 가지다. 보리는 싹 튼 보리, 즉 ‘맥아(malt)’를 사용한다. 맥아를 사용하는 이유는 보리로부터 쉽게 전분을 추출하기 위해서다. 맥아는 맥주의 첫맛을 좌우한다. 맥주를 마실 때 혀끝에서 느껴지는 달달함과 곡류 특유의 맛이 바로 이 맥아에서 비롯된다. 맥주 상표에 ‘100% 몰트 맥주’라고 쓰인 제품은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보리 몰트 외에 다른 곡류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일정량의 보리 몰트가 들어가 있으면 ‘맥주’로 부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장에서 대량으로 맥주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보리 외에 옥수수나 쌀을 첨가한다.

내 입맛에 맞는 맥주 찾으려면

 첫맛이 몰트라면 끝 맛은 홉(hop)이 좌우한다. 홉은 줄기식물의 일종으로 쓴맛과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다. 맥주를 마신 뒤 남는 쌉쌀한 맛이 바로 홉에서 나온다. 『유럽맥주견문록』을 쓴 전남대 인류학과 이기중 교수는 “좋은 맥주란 맥아와 홉 특유의 맛과 향이 다채롭게 드러나고 서로 조화를 이룬 맥주”라며 “어느 한쪽이 부족해도 좋은 맥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효모는 맥아의 전분에서 만들어진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때 발효하는 방식에 따라 ‘에일’과 ‘라거’로 나뉜다. 에일은 맥주를 발효시킬 때 위로 떠오르는 효모, 즉 ‘상면발효 효모’로 만들어진다. 에일맥주는 과일과 같은 향긋한 맛과 진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주로 영국·아일랜드·벨기에에서 많이 생산된다. 포터·스타우트·브라운 에일 등이 대표적이다.

 ‘라거’는 역사적으로는 에일보다 훨씬 늦게 나왔다. 1842년 ‘필스너 라거’가 탄생하면서 맥주의 중심지가 에일 타입의 영국에서 라거 타입의 독일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라거는 발효통 아래에 가라앉은 ‘하면발효 효모’로 만들어진다. ‘라거’라는 용어도 독일어로 ‘저장’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상면발효 맥주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라거 계열 맥주는 에일 같은 과일 향이나 깊은 맛이 없는 대신 부산물이 적어 깔끔하고 시원한 청량감이 특징이다. 카스·하이트·맥스 등 대부분의 국산 맥주와 아사히·칼스버그·버드와이저·칭다오 등이 이에 속한다. 현재 라거 계열은 세계 맥주시장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맥주의 빛깔은 흰색에 가까운 것부터 검은색까지 다양하다. 보통 맥주의 색이 진할수록 도수가 높을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맥주의 색깔과 도수는 상관없다. 맥주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맥아의 색깔이다. 짙은 색의 맥아를 사용하면 맥주의 색도 진해진다. 맥주의 색을 말할 때 자주 사용하는 ‘페일(pale)’이라는 용어는 ‘엷은 색’을, ‘앰버(amber)’는 진노랑의 ‘호박색’을 의미한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려면 가정에서도 반드시 맥주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맥주잔에 따라야 적당한 거품이 만들어진다. 맥주의 거품은 맥주가 공기와 접촉해 산화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품이 생기도록 따라야 맛있는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이 교수는 “맥주와 거품의 이상적인 비율은 7대3”이라며 “이론적으로는 맥주를 다 마실 때까지 거품이 남아 있는 맥주일수록 좋은 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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