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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역모기지는 패자 없는 윈-윈 은퇴 설계

중앙선데이 2014.06.15 01:00 379호 20면 지면보기
로버트 머튼(사진)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53세였던 1997년 파생금융상품 가치 측정 공식을 개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블랙-숄스 방정식’의 고안자인 마이런 숄스 스탠퍼드대 교수와의 공동 수상이었다. 주식 옵션 평가 모델인 ‘블랙-숄스 방정식’을 변형해 만든 머튼 교수의 파생상품 평가 모델은 이후 파생상품 시장의 급성장을 이끈 기폭제가 됐다. 70세가 된 현재 그의 주요 관심사는 은퇴 후 재무설계다. 그가 최고의 은퇴 후 재무 해결사로 꼽는 건 ‘주택 역(逆)모기지(reverse mortgage)’다. 은퇴 고령자가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이 매월 일정액을 연금 형식으로 은퇴자에게 대출해주는 제도다. 국내에서도 2004년부터 선보였다. 그러나 반응은 신통치 않다. 그는 “역모기지에 대한 반감은 근거가 없다. 금융권과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저항감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역모기지의 특성과 경제적 효용’ 강연에서다. 다음은 강연의 일문일답 요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 MIT 교수

-내 집 마련이 일생일대 과제인 한국에선 주택 역모기지에 대한 저항이 세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집에는 각자의 인생이 담겨 있고, 그 집에서 오래 산 은퇴자일수록 자신과 집을 동일시한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라. 주택은 부동 자산일 뿐이다. 일반 중산층에게 있어선 은퇴 후 현금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녀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주택 상속을 기대하는 자녀들 설득이 가장 어렵다. 하지만 이 또한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면 단순하다. 부모가 은퇴할 즈음 자녀는 대략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이는 그들의 인생에서 최대치의 소비를 하게 되는 시기다. 은퇴 후 부모까지 금전적으로 도와야 한다면 더 큰 짐이 될 뿐이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을 들어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30년 후에나 결과를 알 수 있는 복권 같은 주택보다는 지금 도움이 되는 실질적 해답인 현금이 낫다.”

-다른 설득 논리는.
“콜 옵션(call option)이 있다. 역모기지에 가입한 부모가 사망했을 때 주택 가치보다 연금을 받은 기간이 짧아 남은 가치를 현금으로 받거나 주택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런 점이 홍보가 안 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역모기지는 ‘마지막 선택(last resort)’에 가깝다. 그러나 역모기지는 연금·국채보다 리스크가 낮은 헤지(hedge) 수단이다. 모두가 윈-윈하는 게임이다.”

- 그런데 왜 인기가 없나.
“마케팅의 문제다. ‘역모기지’라는 용어도 복잡하고 뭔가 부정적이어서 탐탁지 않다. 한국에서 쓰는 ‘주택 연금(home pension)’이라는 용어가 더 친근하고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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