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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vs “반드시 낙마” … 여야, 7·30 앞두고 기싸움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15 02:33



문창극 총리 후보자 청문회 앞둔 여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교회와 대학 강연에서 한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가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본인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은 반의회주의적 발상”이라며 “인사청문회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도 16일 국회에 제출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 같은 정면돌파 전략에는 청와대와의 교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자와 총리실도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인사청문회까지 갈 것도 없다”는 강경한 분위기다. 또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반드시 낙마시킬 것”이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당 일각에서는 ‘청문회 보이콧’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6·4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여야가 7·30 재·보선을 앞두고 벌이고 있는 정국 주도권 싸움의 한 단면이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향후 정국의 방향을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청문위원장 내정 박지원, 문 후보자와 악연

새누리당이 당초 신중한 입장에서 강경 모드로 선회한 데는 논란이 된 문 후보자의 교회 특강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보도됐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문 후보자 특강의 전체 동영상을 보면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발언임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일부 언론이 ‘문 후보자가 우리나라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악의적인 짜깁기 보도일 뿐”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얼마든지 진실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1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시간10분 분량의 동영상 전체를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여권의 인사청문회 강행 방침엔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내에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상태에서 문 후보자마저 물러날 경우 국정 파행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개편으로 박근혜 정부 2기가 출범한 상황에서 총리 후보자의 낙마는 여권에 치명적 상처를 안길 것”이라 말했다.



새누리당은 16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3~24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이르면 25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속전속결로 인준을 매듭짓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청문위원도 야당의 공세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역량을 갖춘 초·재선 의원들을 중점 배치할 계획이다.



야당은 파상공세에 나설 태세다. 이종걸·김기식 의원 등 새정치연합 내 강경파는 “이미 알려진 문 후보자의 발언만 봐도 청문회를 열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도 “문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자진 사퇴하는 게 최선”이란 입장이다. 당내에선 청와대와 여당이 청문회를 강행할 경우 일전불사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청문회가 열려 문 후보자 자질 논란이 이어질수록 청와대와 여당에 비판적 여론이 조성돼 7·30 재·보선에서 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가세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야당 몫인 인사청문위원장에 박지원 의원을 내정했다. 또 ‘저격수’ 의원들을 청문위원에 대거 포함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문 후보자와 악연이 깊다. 1990년대 말 김대중(DJ) 정부 시절 박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DJ에 비판적 논조를 보여온 문 후보자에 대해 “손봐야 할 사람”이라며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의원은 문 후보자가 DJ 서거 직전인 2009년 8월 칼럼에서 “(DJ의)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을 그대로 덮어두기로 할 것인가. 깨끗한 마무리가 있어야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10일 문 후보자가 총리에 지명된 직후엔 트위터에 “1%의 국민을 위한 극우 꼴통보수 시대가 열린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야당의 강경 태세엔 청문회가 열려도 인준 통과 여부의 키는 결국 야당이 쥐고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현행법상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청문회 뒤 국회 본회의 인준을 통과해야 한다. 인준안이 본회의에 회부되려면 청문위원회에서 임명동의안이 채택돼야 하는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야당 소속 위원장과 위원들이 반대할 경우 인준 절차를 시작할 방법이 마땅찮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 직권상정 카드도 검토 중이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경우에도 직권상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게 부담이다.



인준안 부결 땐 여권 적잖은 내상

새누리당의 더 큰 고민은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문 후보자 인준안 통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14일 현재 국회 재적 의원 수는 286명에 새누리당 의원은 149명.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의 비례대표 자리를 후임자가 이어받는다는 전제에서다. 인준안 통과 기준인 과반수 찬성(144명)에 비해 5명밖에 여유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얼마나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하느냐가 인준안 통과의 최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몇몇 당내 초선 의원들이 문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7·14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인제 의원도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인준안 표결에서 표 결집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자에 대한 오해가 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해소된다면 여당 의원들은 국정을 먼저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그럴 경우 야당도 표결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도 논란이 된 과거 강연과 칼럼을 꼼꼼히 훑어보며 청문회 해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도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과 교수 급여 논란에 대해 즉각 해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논란을 빚어온 문 후보자 강연 동영상 3개와 발언 전문을 총리실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띄운 것도 그 일환이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향후 정국에도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준안이 표결 끝에 통과될 경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 대통령도 국가개조, 관피아 척결 등 당면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반면 청문회가 표류하거나 인준안이 부결될 경우 여권은 적잖은 내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문회에 뒤이어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는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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