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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주의가 치매 부른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14 16:27
과학자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인지 건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뉴스위크 ‘냉소주의’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극적으로 변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의 한 학파(견유주의 또는 냉소주의)를 의미했고 오늘날은 ‘다른 사람들이 이기심으로 가득 찼다고 여겨 그들을 믿지 못함’을 뜻한다. 냉소주의와 관련해서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정신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타인에 대한 불신이 치매와 연관관계 있다는 연구 결과 나와



일례로 그리스 고전기의 유명한 냉소주의자였던 디오게네스는 빈 와인통에 들어가 잠을 자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으며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대고 소변을 갈겼다(영국 의학저널에 따르면 오늘날 ‘디오게네스 신드롬’은 ‘불결하게 사는 노인’을 뜻한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도 냉소주의자였다. 44세에 신경쇠약증에 걸린 니체는 나중에 치매를 앓다가 죽음을 맞았다. 니체의 글 대다수는 오늘날 냉소주의의 개념에 더 가깝다. ‘사회 체제와 더 나아가 거기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이런 태도와 정신기능 저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미 신경학회 학술지 ‘뉴롤로지’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냉소적 불신’(다른 사람들의 행동은 이기심에서 비롯됐다는 믿음)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연구팀은 1449명의 노인(평균 연령 71세)을 8년 동안 지켜보면서 치매에 걸리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의 “냉소주의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이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대다수 사람이 출세와 성공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등의 견해에 동의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연구팀은 “냉소적 불신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3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흡연 등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다른 요인들을 감안했는데도 그랬다.



“이런 결과는 생활방식이나 나이, 성별 등 다른 요소들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성격이 뇌 건강에 실제로 영향을 줄지 모른다.” 연구의 저자인 이스턴핀란드대(핀란드 쿠오피오 소재)의 안나-마이야 톨파넨 박사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이 연구는 냉소주의가 치매를 유발하는지 아니면 노인의 신체 및 정신 기능 저하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좋지 않은 견해를 부추기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냉소주의와 치매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호 연관관계를 조사했다.



하지만 톨파넨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인지 건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사회화를 방해하는 세계관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인지기능을 보존할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렇다면 냉소주의자들을 위한 톨파넨의 조언은? “내성적인 성격이라도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런 태도가 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냉소주의는 심장병 등 다른 건강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하지만 이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냉소주의자들이 남을 좀 더 믿는 사람들보다 더 일찍 죽지는 않는다.



VICTORIA BEKIEMP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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