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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총리후보자의 역사관 논란, 청문회 통해 가려야

중앙일보 2014.06.14 00:34 종합 30면 지면보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교회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KBS가 편집해 보도한 발언 내용을 근거로 그의 역사관과 민족관이 국무총리가 되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야당은 인사청문위원장에 박지원 의원을 내정했으며, 그는 "청문회장에 서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포악한 언어로 대해 주겠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는 어제 오전 문제의 동영상 전량을 시청한 뒤 "청문회에서 문 후보자가 입장을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우리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과 민족관에 대한 평가가 국민들의 큰 관심사이자 총리의 자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검증작업이 당사자의 책임 있고 충분한 해명 없이 부정확한 정보나 왜곡된 보도를 근거로 한 일방적인 폭로나 매도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문 후보자의 청문준비를 하는 총리실은 “(문제가 된) 교회 발언 동영상에 대해 일부 언론이 악의적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며 문 후보자의 해당 강연 전문과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국민들은 삭제되지 않은 강연의 전문과 편집되지 않은 전체 동영상에서 드러난 사실과 맥락을 보고 문 후보자의 역사관과 민족관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야당 역시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임해야 한다.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만으로 총리의 자질을 예단하거나,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에 나서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 총리 인사청문권과 인준권을 훼손하는 것이다. 성급하게 자진사퇴와 지명철회를 요구하거나 청문을 거부하기보다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검토를 거친 후 청문회에서 총리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엄정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 문 후보자 또한 “(나의 교회 발언이) 일반인의 정서와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유감을 표명한 만큼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발언의 경위와 취지는 물론 자신의 역사인식과 소신을 소상히 밝히고, 그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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