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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산학협력 기사] 국내 극장가 다양성영화 열풍 … 하지만, 다양하지 않은 다양성 영화?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12 14:56


최근 국내 극장가에 다양성 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 '그녀' 20만 돌파



영화 '그녀'는 5월 22일 개봉 이후 지금까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0권 안에 들면서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끝까지 간다' '말리피센트'까지 국내외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도 21만 6201명 (9일?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운영체제(OS)를 로맨스 영화 여주인공으로 내세운 기발한 소재로 화제를 모은 <그녀>는 2014 아카데미 각본상과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휩쓸며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호아퀸 피닉스의 천재적인 연기와, 영상미, 음악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와 함께 목소리 출연만으로 스칼렛 요한슨에게 로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는 가수 윤종신,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파워 셀럽'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SNS에 '그녀'에 관한 감상평을 올리면서 온라인상의 '그녀' 열풍에 불을 지핀 것도 한 몫 했다. 올 봄 선보였던 영화 '한공주'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각각 22만 4142명, 76만 683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작은 영화’ 열풍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영화 ‘그녀’는 다양성영화로는 많은 숫자인 전국 153개 스크린에서 개봉하며 화제의 영화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양성 영화 내에서 배급사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같은 날 (주)엣나인필름에서 배급하는 ‘탐엣더팜’이 26개관에서 개봉한 데 비해 “그녀”는 5배가 넘는 스크린 수를 확보했다. '천재 감독', '칸의 총아'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스물 다섯 살 감독 자비에 돌란의 ‘탐엣더팜’도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매진행렬을 기록한 바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으로 두 영화의 개봉관 수에 차이가 생겨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오히려 대형영화사 유니버셜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가 배급한다는 점이 ‘그녀’의 스크린 수 확보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 “CGV”와 “싸이더스”가 배급사인 ‘한공주’,‘더 바디’가 각각 181개, 156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의 ‘디태치먼트’,’슬기로운 해법’은 41개, 15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한 데 그쳤다.



다양성 영화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영화대기업의 여러 프로그램들이 독과점문제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지난 달 국내 최대 영화기업인 CGV의 다양성 영화브랜드 무비꼴라쥬에서 배급한 '한공주'는 다양성영화지만 CGV 무비꼴라쥬 전용관(전국 19곳)뿐만 아니라 일반 상영관에서도 상영되었다. 과거 '지슬'(감독 오멸)이나 '잉투기'(감독 엄태화)처럼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다양성영화들이 입소문을 타고 최대 90개의 일반관으로 상영관을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개봉과 동시에 200개 가까운 상영관(181개)에서 일제히 개봉한 적은 없었다. 영진위가 연간 73일 이상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들 극장에서도 배급사에 따라 상영횟수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설립된 한 신생 배급사 관계자는 "중소 규모임에도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영화는 200개 이상의 스크린을 가져감으로써 타 영화가 극장에 설 자리를 잃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GV 무비꼴라쥬 홍보팀 측은 "'한공주'가 많은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던 건 영화제와 시사회 등을 통해 먼저 작품을 접한 관객들의 요청과 많은 개봉관을 확보하고 싶다는 타 극장 측의 요청 때문이었다”면서 “영화의 작품성이 흥행의 요인이지 배급사의 영향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양성영화들이 교차상영이나 상영관 배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기업에서 배급하는 영화 밀어주기가 노골적이라는 영화 팬들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평소 다양성영화를 즐겨 본다는 장동욱(25)씨는 “훌륭한 작품성을 가진 영화일수록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는 것은 맞지만, 배급사에 따라 출발점이 다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 팬들에게 여러 영화들을 공평하게 소개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학과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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