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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건축붐 이는 혁신도시 10곳 원룸 사업 땐 세종시가 거울

중앙일보 2014.06.12 00:27 경제 8면 지면보기
무릇 시장경제가 그렇듯 주택시장도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 법칙의 틀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벌인 부동산 투자는 십중팔구 실패한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세종시 일대 주택시장의 현상이다. “중앙부처들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던 2012년 하반기 세종시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집값의 80%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그마저도 매물이 없어 난리가 났었다. 외곽지역의 원룸주택도 동이 날 정도로 전·월세난은 심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 반대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넘쳐나면서 전·월세 가격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2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80㎡형 아파트 전셋값은 이제 1억300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세종명품중개사사무소 박순복 실장)



 문제는 세종시 외곽지역에 월세수익을 기대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원룸주택들이다. 이곳에는 신도시 건축공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원룸이 들어서기 시작해 이제는 포화상태다. 신도시 안에도 이미 완공됐거나 공사 중인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5000가구에 이른다. 신도시의 원룸도 빈 곳이 즐비한데 외곽지대는 오죽하겠는가. 시내에 새 주택들이 대량 건축된 데다 아파트 전·월세 값까지 크게 떨어지자 외곽의 원룸 수요가 대량 그곳으로 빠져 분위기가 험악하다. 한때 70만~80만원 하던 월세가 반 토막이 나버려도 빈집이 수두룩하다. 돈이 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월룸을 짓는 바람에 집이 넘쳐나서 그렇다.



 이런 현상은 비단 세종시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한창 건축붐이 일고 있는 전국 10곳의 혁신도시 지역도 세종시 짝 나지 않을까 싶다.



 월세 수입이 짭짤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원룸 건설 붐이 일어 벌써 방이 남아돈다는 말이 나돈다.



 초창기 원룸이 부족할 때는 투자 수익률이 10%를 웃돌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임대사업 수익성은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 그만큼 수급 상황 예측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초창기 번창하던 원룸사업이 어느 시기부터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유도 다 공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공급과잉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기도 한다. 하지만 임대수요가 뻔한 지역은 빈방 채우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원룸주택은 헌 집일수록 인기가 떨어져 수급 불균형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불경기를 모를 것 같은 지역도 국가 정책이나 트렌드가 바뀌면 시장은 위축되게 마련이다. 고시 준비생 감소로 원룸·고시텔 시장이 가라앉고 있는 서울 신림동이 그 예다.



 불경기에도 살아남을 자기만의 전략이 없다면 원룸사업을 접는 게 상책이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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