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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갇힌 증시 … 수익 나면 일단 지키자

중앙일보 2014.06.12 00:27 경제 8면 지면보기
서울 등촌동에 사는 직장인 신모(39·여)씨는 지난해 6월 한국투신운용의 ‘경기민감주 목표전환형 1호’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를 출시할 때부터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이를 달성하면 주식을 팔고 채권을 담아 ‘수익률 지키기’에 들어가는 펀드다. 신씨가 든 펀드는 세 달 만에 목표(수익률 7%)를 달성했다. 신씨는 현재 이 돈을 다시 다른 목표전환형 펀드로 옮겨 운용 중이다. 그는 “크게 욕심내지 않는 나 같은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목표전환형 펀드 다시 인기
처음 정했던 수익 달성하면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

 펀드 투자자라면 늘 고민하는 게 환매 타이밍이다. 시간이 가면 이자가 차곡차곡 쌓이는 예금과 달리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수시로 달라지다 보니 언제 환매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에 답이 될 수 있는 상품이 목표전환형 펀드다. 처음에 정했던 수익을 달성하면 국공채나 통안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을 옮겨 ‘수익금 지키기’로 목표를 바꾼다. 이후 6개월~1년 안에 펀드를 청산해 투자금을 돌려준다.





 목표전환형 펀드의 전성기는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1년이었다. 당시엔 목표수익률이 대부분 15~20%였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해 가을 코스피가 2200대에서 18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줄줄이 마이너스가 났다.



 잊혀지는 듯했던 목표전환형 펀드가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목표전환형 펀드에 들어온 돈이 57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달 초까지 벌써 4500억원이 들어왔다. 이유는 답답한 박스권 증시 때문이다. 신한BNPP운용 송영석 마케팅팀 이사는 “코스피가 계속 1900~2000 초반 사이를 횡보하면서 수익이 나면 일단 실현하고 가겠다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수익이 날 때마다 착실하게 쌓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목표수익률도 대부분 5~10% 사이로 3년 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목표수익률은 금리와 시장상황, 판매사의 요구를 참고해서 정한다. 저금리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낮다 보니 주식형 펀드는 10%, 주식혼합형은 5~7%, 채권혼합형은 3~5% 정도로 잡는다”고 전했다.



 최근 승률은 나쁘지 않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월 출시한 ‘글로벌 클린에너지 목표전환 펀드’는 40일 만에 목표수익률인 8%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나온 한국투신운용의 ‘유럽경기회복수혜 목표전환형 펀드’도 9.6%의 수익을 올리며 11일부터 채권형으로 전환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이었던 운용방식도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신한BNPP운용은 최근 롱숏펀드와 코스피200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냈다.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배당프리미엄 펀드를 목표수익률 5%로 출시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가입할 땐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국투신운용 신정선 채널영업본부 차장은 “펀드의 목표수익률이 얼마인지보다는 투자대상 자산의 방향을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단기간에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장에 강점이 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몰빵’은 금물이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꾸준한 상승장에선 일반 펀드보다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분산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만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투자할 땐 가입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아무 때나 가입할 수 있는 일반 공모 펀드와 달리 특정 기간 동안에만 투자자를 모집하기 때문이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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