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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리나 졸리 "분쟁지역 성폭력 끝내자"

중앙일보 2014.06.12 00:25 종합 27면 지면보기
미국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센터에서 열린 ‘분쟁지역에서 성폭력 종식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아동 성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런던 로이터=뉴스1]


“분쟁 지역에서 성폭행은 침묵과 부인 속에서 성행한 범죄였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터부였다.”

런던서 첫 국제회의 공동 주최
"침묵 속 성행한 수치스러운 범죄
안 변하면 수백만 명 삶 파괴할 것"



할리우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39)는 또박또박 강한 어조로 말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엘리너가 말했듯 인권은 결국 우리 시민 모두와 사회의 손에 달렸다. 이번 회의에서 변화의 계기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악행은 앞으로도 수백만 명의 삶을 파괴할 것이다.”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분쟁지역에서 성폭력 종식을 위한 국제회의’ 개막식 발언이다. 그는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과 함께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했다. 전쟁 중 성폭력을 주제로 한 첫 국제회의로 성폭력 불처벌 문화를 추방하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마련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한국을 포함해 100여 개국이 참가하며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5명도 동참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이기도 한 졸리는 2001년 시에라리온에 다녀온 뒤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1992년부터 3년간 보스니아 내전 중 벌어진 학살과 성폭력 문제를 다룬 영화 ‘피와 꿀의 땅에서’를 통해 2011년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헤이그 장관이 이번 회의의 영감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졸리는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개인적으로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말리아까지 많은 생존자를 만나면서 결정적인 차이를 느꼈다. 우린 뭔가 잘못되면 경찰이 나타나지만 이들에겐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수치스러운 건 성폭력 생존자들이 아니라 공격자란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졸리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내가 살아있는 한, 또 어떤 일을 감수하고라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의미에서 나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어떤 고통도 불편도 이들과 비교하면 부차적인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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