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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규격 표준화해 개발비 줄이자"

중앙일보 2014.06.12 00:16 경제 6면 지면보기
황창규 KT 회장이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 201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상하이=사진공동취재단]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장을 두고 아시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표준화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상하이 모바일아시아엑스포서 기조연설
2020년 14조달러 규모 시장 대비
기가 인터넷 인프라 대폭 강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 제3회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아직 규격이 표준화되지 않은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을 통신사 주도로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하는 MAE는 한·중·일 3국의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화웨이·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이 참가하는 아시아판 모바일 올림픽이다.



 황 회장은 통신사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이날 국제 무대에 나섰다. 그는 “기술 규격이 표준화되면 기업들은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더 쉽고 저렴하게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표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시절에도 모바일용 반도체 표준화를 주도했다. 이후 삼성은 지금까지 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이제 막 시장이 열린 사물인터넷에서도 표준화 카드를 다시 꺼내든 셈이다.



 사물인터넷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유망 분야다. 시스코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시장은 2020년까지 14조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맹주가 없다. 구글·애플·삼성전자·IBM·시스코·인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고 있다. 칩셋부터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물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결국 통신망이 뒷받침돼야 한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흐를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 등 세계에서 가장 빨리 4G(LTE) 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망을 구축한 한국의 이통사들이 글로벌 ICT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황 회장은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해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MAE에서 전시장을 운영 중인 SK텔레콤도 이날 노키아와 공동 개발한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LTE 통신망에서 3.8Gbps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다. 통신 기술방식이 다른 두 종류(시분할·주파수분할)의 LTE 주파수를 묶어낸 기술이 적용됐다.



 중국도 사물인터넷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앤 부베로 GSMA 사무총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물인터넷 시장”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사물인터넷 시장을 합친 것보다 중국의 시장 규모가 더 크다”고 말했다. 표준화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빼놓고서는 얘기하기 힘들다. GSMA의 사물인터넷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물끼리 연결된 1억8900만 개의 인터넷 회선 중 27%(5000만 회선)가 중국에서 나왔다. 이 중 3900만 개 회선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사이에 새로 생겨났다. 교통과 에너지 분야에서 사물인터넷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알렉스 싱클레어 GSMA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정부의 지원 아래 자동차·가전·헬스케어·교육·유통 등 산업 전반에서 서로 연결되는 기기들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의 사물인터넷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입자 7억 명 규모의 차이나모바일 시궈화 회장도 “더 빠르고 더 넓은 통신망을 구축해 사물인터넷 시장과 미래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상하이=박수련 기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센서가 부착된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서비스. 사람과 사물 간 통신을 뛰어넘어 모든 사물(만물)이 연결될 수 있다는 뜻에서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이라고도 한다. 집 밖에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이나 전기·가스 사용량을 원격으로 검침하는 스마트미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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