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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번 가 봐요] 아산 배방 '고양이 미술관' 카페

중앙일보 2014.06.12 00:05 9면 지면보기



"하루에 손님 20명만 받아 … 고양이 스트레스 받을까 봐"
"30여 마리 고양이와
따뜻함·여유 공유
색채심리 서비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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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아산시 배방읍에 고양이 카페가 생겼다. 기자는 모르고 있었는데 아들이 먼저 알고 가자고 보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오후에 고양이 카페에 전화했더니 주인이 머뭇거린다.



“저기, 정말 죄송한데요. 오늘은 인원이 다 차서요. 다음에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인원이 찼다니? 테이블이 꽉 찼다는 이야기냐고 물었더니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니까 하루 20명, 한꺼번에 최대 8명의 손님만 받는다”고 한다. 그때 느낌이 왔다. 흔한 고양이 카페는 아니겠구나.



담쟁이넝쿨이 우거진 마당을 지나 카페에 들어섰다. 고양이 카페라더니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앞치마를 두른 여자 둘만 보였다. 고양이 배변 판을 청소하는 모양인데 쌓여 있는 걸 보니 의문이 절로 생긴다.



‘대체 고양이는 몇 마리며, 어디에 다 숨어 있는 걸까? 고양이 냄새가 전혀 안 나는데 여기가 고양이 카페가 맞긴 한 걸까?’ 인터뷰 시작 전부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다. “저, 여기 고양이 카페 맞죠?” 그러자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여자가 인사를 건넨다. 허수정(44)·수미(34)씨 자매가 바로 카페 ‘고양이 미술관’의 주인이다.



-고양이 미술관은 어떤 곳인가.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동생은 심리학을 전공하며 색채심리를 배웠다. 그런 우리 둘이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고양이 미술관을 열게 됐다. 30여 마리의 고양이와 색채심리가 함께하는 공간쯤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카페 운영 경험이 있나.



“아니다. 나는 12년 동안 공인중개사로 일했다. 동생은 나를 도와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지쳐가기 시작했다. 나를 찾아온 사람들을 업무적으로 대해야 하는데 나는 그걸 못했던 거다. 그래서 쉬고 싶어서 공인중개사 일을 접었다.”



-고양이와 관련한 특별한 사연이 있나.



“3년 전 공인중개사 일을 하면서 손님의 고양이를 몇 달 키워주게 됐다. 그렇게 고양이를 접하다 보니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고양이 몇 마리를 키우게 됐다. 이건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만이 아는데 고양이는 내게 자꾸 뭔가를 준다. 행복은 물론이고 위로와 휴식도 가져다 준다. 그래서 이런 따뜻한 느낌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



-인원 제한을 둔 이유는.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면 안 된다. 고양이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고양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관계는 이미 깨진 거다. 그래서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행복하기 위해 인원을 제한했다.”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소개해 달라.



“미술치료에도 이용되는 만다라 색칠하기, 무의식 속 나의 심리를 알아보는 컬러보틀, 나의 성격과 기질을 알아보는 휴먼컬러 등이 있다. 손님에게 재미 삼아 하는 서비스다. 사실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아서 고민이다.”



-손님 반응은 어떤가.



“굉장히 흥미로워한다. 특히 휴먼컬러의 경우 생년월일을 통해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을 찾는 건데, 엄마가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자랑할 만한 메뉴가 있다면.



“특색보다는 ‘정성’이 우선시되는 메뉴가 많다. 자몽에이드나 레몬에이드의 경우 직접 만든다. 와플도 직접 반죽을 해서 굽는다. 서비스로 내놓는 목련차나 민들레차 같은 것도 다 말려서 준비한다. 좋은 사람에게 차 한 잔이라도 정성스레 내놓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차별성 있는 메뉴를 하나 꼽자면 맥주에이드가 좀 이색적이지 않을까 싶다.”



-개업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행복한가.



“그렇다. 사실 우리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고 북어를 선물해 준 고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고양이 모양의 작은 인형을 가져다준 초등학생도 있다. 고양이를 그려 주고 간 손님은 셀 수 없이 많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으면 이름도 손님들과 함께 짓는다. ‘공동육묘’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우리는 이곳 주인이 우리 두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들과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한 테이블의 손님들이 자꾸 우리 쪽을 쳐다본다. 그러더니 조심스레 다가와 “사장님, 저희 가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손님들을 문밖까지 배웅하고 온 자매 사장에게 아는 분들이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처음 온 분들인데 오늘부터 아는 사이가 됐어요.”



고양이 미술관



문의 041-532-1133



블로그 blog.naver.com/weesing81



주소 아산시 배방읍 세교리 966-3



글=윤현주 객원기자 <20040115@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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