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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맛 사로잡은 'made in 천안'

중앙일보 2014.06.12 00:05 1면 지면보기


홍대 ‘KFC’, 종로 ‘금강제화’ 앞은 서울에서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다. 상당수 서울시민은 한 번쯤 그곳에서 보자고 약속했을 것이다. 천안 지역에도 이름만 대면 “아~ 거기” 하는 곳들이 있다. 외식업체 ‘더참맛 수육국밥’ ‘월남쌈 김상사’ ‘달인계란말이김밥’ 앞이다. 이들 음식점은 오직 맛으로만 승부해 전국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세 음식점을 모르는 천안 시민이 없다시피 해 자연스럽게 만남의 장소가 됐다. 그런데 그 유명세와 입지 뒤에는 많은 천안 시민이 모르는 진실이 하나 있다.

전국 맛집으로 성장한 비결은 …
정성과 열정, 그리고 우리 가게만의 특별한 비법



바로 우리 지역에서 탄생해 자란 100% ‘메이드 인 천안’이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도 가맹점이 많다 보니 그곳 사람들 태반은 정작 본점 위치를 잘 모른다. 본점이 부산에 있는 줄 알았던 ‘더참맛 수육국밥’, 요즘 주요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른 베트남요리 전문점 ‘월남쌈 김상사’, 천안보다 수도권에서 더 인기 있는 ‘달인계란말이김밥’은 점점 가맹점 수를 늘리면서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우리가 한 그릇, 한 접시 사먹을 때마다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는 상생에 앞장서는 음식점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전국 자영업자 수는 566만7000명이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46. 9%는 창업 3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 외식업, 그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당당하게 자리매김한 천안 외식업계 3총사. 그들의 이유 있는 성공 스토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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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우 기자·김난희 객원기자 , 사진=채원상 기자



음식점은 손꼽히는 창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소리소문도 없이 문 닫는 음식점이 적지 않다. 손님의 입맛이 냉정하기 때문이다. 일단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두 번 다시 발걸음을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천안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이 세 곳 있다. 각각 가맹점을 18~25개 보유하고 있다. ‘더참맛 수육국밥’(임종성 대표), ‘달인계란말이김밥’(송한민 대표), ‘월남쌈 김상사’(임영성 대표)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에는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일까? 기자는 지난 2주간 이들 음식점의 천안 본점을 탐방했다.



예고 없이 찾아가 일반 손님처럼 음식을 먹어본 뒤 대표들과 얘기를 나눴다.



한약재·과일로 잡냄새 잡아



천안시 두정동의 랜드마크로 불릴 만큼 입소문이 난 수육국밥집이 있다. 3년 전 천안시민이 된 기자는 이곳을 분명히 기억한다. 이사 온 날, 새로운 도시에 대한 낯섦과 어색함을 수육국밥 한 그릇으로 싹 날려버렸던 추억이다. 돌이 막 지난 아들을 데리고 수육국밥집을 찾았다. 국밥 두 그릇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아기가 배가 고픈지 울기 시작했다. 그때 마치 아기의 수육국밥을 따로 시킨 듯 국물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여졌다.

 





365일 24시간 펄펄 끓는 가마솥



“우리 집 가마솥은 365일 24시간 펄펄 끓어요. 진짜로 뼈를 푹푹 삶아요. 조미료·첨가제 일체 안 넣고 푹~ 고았으니 안심하고 아기에게 먹이세요.”



 아기가 먹기 쉽게 미지근하게 데운 국물 한 그릇과 약간의 밥을 놓고 돌아서는 여종업원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돌 지난 아이에게먹일 정도로 맛과 영양 면에서 자신감을 보였던 기억도 분명하다. 부산 지역 어느 브랜드의 가맹점쯤으로 생각했던 더참맛 수육국밥(옛 쌍둥이 수육국밥)의 원조가 천안 두정동이라는 사실은 한참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쌍둥이 수육국밥은 2009년 문을 열었다. 쌍둥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상호가 전국에 많고, 부산에도 쌍둥이 돼지국밥집이 있다. 이 때문에 임종성 대표는 2012년 상호를 ‘더참맛 푸드시스템’으로 변경해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나섰다.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14곳이 문을 열었고,

현재까지 19개 가맹점이 성업 중이다.

 

젊은 층 겨냥 수육보쌈·철판 메뉴 개발



임 대표는 고교 졸업 후 한식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외식업과 인연을 맺었다. “또래보다 먼저 외식업에 뛰어들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음식 조리에 매력을 느끼면서 외식업 분야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이후 다양한 음식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조리장, 매장 관리자 등 외식업에서 경험할 수 있는 웬만한 직무는 다 거쳤다.



 수육국밥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한때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요. 조리 과정이나 영양 면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듯 즐길 수 있는 몸에 좋은 수육과 깔끔한 국물을 개발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돼지국밥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한 음식이다. 임 대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국물 연구팀을 신설해 품질향상에 힘을쏟았다. 한약재와 갖가지 채소·과일을 조합해 깊은 맛을 유지하면서 냄새가 없는 육수 비법을 완성했다. 수육보쌈·수육철판·막국수 같은 다양한메뉴를 선보이며 20~30대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문의 041-557-9254



자체 개발한 ‘1석4조 불판’



실제 이곳을 찾았을 때는 김 상사가 아닌 임 상사(임영성 대표)가 취재진을 맞았다. 10여 년 전부터 한결같이 외식사업의 길을 걸어온 임 대표는 천안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레스토랑을 운영했다.2009년 우연히 떠난 베트남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을 결심했다.



2010년 다가동 본점으로 시작해 현재 25개 가맹점을 뒀다. 베트남 요리라는 이국적인 맛에 한국적인 맛을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다양한 연령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자체 개발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유명 레스토랑을 연상케 해 맛뿐 아니라 ‘멋’까지 만족할 수 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멋’ 더해



가끔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맛이 제각각인 업체들이 있다. 조리 방법과 미세한 양념의 차이로 원조의 벽을 넘지 못하는 가맹점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은 손님이 자신의 기호에 따라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기 때문에 어느 체인점을 가도 맛이 일정하다. 또한 소고기·삼겹살·채소의 무한 리필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고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무한리필이라 해서 질 좋은 재료를 쓰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은 금물이다. 청정지역 호주산 소고기와 칠레산 삼겹살을 사용하고 있다. 숙주·깻잎·비트·적채소·쌈채소·호박·버섯 같은 10가지 이상 채소와 월남쌈·쌀국수 그리고 후식으로 죽을 제공한다.

 

중독성 강한 세 가지 소스 독자 개발



월남쌈 주재료인 라이스페이퍼와 소스는 베트남에 지은 공장에서 생산해 공수해 온다. 또한 월남쌈 김상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스 3총사^월남장 소스 ^핫 수키소스 ^피시소스는 베트남 요리 특유의 향을없애고 한국인 입맛에 맞게 독자 개발했다.



 “저희가 직접 개발한 세 가지 소스는 중독성이 있어요. 많은 손님이 이들 소스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옵니다.”



 임 대표가 자체 개발한 것은 이뿐이 아니다. 샤부샤부와 구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1석 4조’ 불판은 이미 특허 디자인에 등록돼 있다. 이 불판은 소고기와 삼겹살이 단시간에 빠르게 익어 풍미를 더하고, 쌀국수 육수가 일정한 온도에서 끓어 동시에 여러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이 불판은 손님들이 집에 가져가서 써보고 싶다고 할 정도예요. 옛날 무쇠 솥뚜껑에 음식을 많이 해먹었잖아요. 그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가족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임 대표는 자신에게 음식이란 ‘힐링’이라고 말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며 “앞으로 건강한 외식문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41-577-9249



초란과 완도산 햇김만 고집



인터넷에서 ‘달인계란말이김밥’을 검색해 봤다. 수많은 댓글과 게시글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서 천안 달인계란말이김밥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 “천안 달인계란말이김밥 위치가 어디인가요.” 얼마나 맛있길래 서울에서 여기까지 온단 말인가.



그 길로 무작정 본점을 찾아가 계란말이김밥 하나와 우동을 주문했다.



계란말이김밥·우동·어묵, 메뉴는 세 가지뿐. 김밥을 다 먹어갈 때쯤 비로소 대표와 어색한 첫인사를 나눴다.



심심한 맛 잠재워 주는 무장아찌



“처음에는 계란프라이 하나를 통째로 김밥 안에 넣고 돌돌 말았어요. 지금과는 반대인 셈이죠.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실수로 계란프라이 위에 김밥을 떨어뜨린 거예요. 그걸 본 손님이 그냥 그대로 겉에다 말아달라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그때 그 손님을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계란말이 김밥은 탄생하지 않았겠죠.”



 송한민 달인계란말이김밥 대표는 2007년 갑작스러운 퇴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서울이 고향인 송 대표는 전국을 떠돌다 천안 성정동에 김밥집을 냈다. 2008년 천원김밥이 유행할 때 송 대표는 4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계란말이김밥을 선보였다. 비싼 가격과 생소한 비주얼 때문에 개업 초 일일 매출은 5만~6만원에 불과했다. 송 대표는 “보통 도시락 한 개에 계란말이김밥 21조각이 들어가는데 가방에 도시락 5개를 넣고 무작정 거리로 나왔어요. 한 사람에게 1조각씩 맛보게 하려고 50집 넘게 돌아 다녔어요.”



중국 300여 개 음식점과 가맹계약



신발 밑창이 닳도록 다닌 끝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가게로 손님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주문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대고 손님들로 가게 안이 북적였다.



 “하루 평균 1200~1500개의 계란을 사용해요. 도시락은 500개 이상 나가죠” 이 작은 가게에서 연 매출이 10억원 이상 나온다니 믿기 어려운 얘기다. 달인계란말이김밥 맛의 핵심은 계란과 김이다. “계란은 수분이 가장 적은 초란만 써요. 그래야 계란이 잘 붙어요. 김은 완도산 햇김만 고집하고, 무장아찌는 몇 번 실패 끝에 계란말이김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맛을 찾았어요.”



 약간 질퍽한 밥과 간이 잘 밴 얇은 소시지 한 줄, 담백하고 고소한 계란 옷이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룰 때쯤, 마지막으로 심심한 맛을 잠재워주는 무장아찌 한 점. 여기에 직접 만든 육수로 끓인 우동국물 한 사발이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송 대표는 중국 300여 개 음식점과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한 상태다. 문의 041-558-0049



글=김난희 객원기자 <0116337637@naver.com>,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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