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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은 또 다른 적…즐기다 보면 16강 벽 넘을 수 있어

중앙일보 2014.06.12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홍명보팀은 젊다. 김진수(22)가 빠지고 박주호(27)가 대체 발탁되며 평균 연령이 26.1세로 올라갔지만, 본선 참가국 32개국 중 네 번째로 어린 팀이다. 그만큼 체력과 투지에선 앞설 수 있지만 경험에서 약점을 보일 수도 있다. 이에 축구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차범근부터 허정무·조광래 등 한국을 대표했던 스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후배들아 이렇게 싸워라



정리=김민규 기자



◆차범근 "침착하고 여유있게”=선수들의 컨디션을 러시아전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처럼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니다. 조별리그에 맞춰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 강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렇게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은 홍명보 감독의 몫이다. 선수들은 침착하고 여유를 갖고 경기해야 한다. 튀니지와 평가전 실점 장면을 보면 조직력과 경험 부족이란 약점이 드러났다. 홍정호와 김영권이 수비라인을 늦게 끌어올렸다. 체력이 아직 부족해서인지 전반전 40분이 넘어가면서 간격 조절에 실패했다. 한국영은 수비가 좋은 미드필더다. 그러나 실점 장면에서 상대 선수에게 덤비며 너무 쉽게 제쳐졌다. 바로 다음에 홍정호도 마찬가지다. 돌파해 들어오는 선수에게 달려들었다. 공이 운이 없게 상대 선수 발앞으로 튕기기도 했지만, 이 상황은 우리 선수들이 물러났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두리 "대표팀은 당연한 게 아니다”= 난 2002년 월드컵을 마치고 독일에서 뛰었다. 당시 당연히 대표팀이 소집되면 당연히 뽑힌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명단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독일의 팀 동료 중에 국가대표는 얼마 없었다. 다른 나라와 경기하는 것을 부러워하더라. 그 선수들과 이야기하면서 ‘아 그때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구나’란 생각을 했다. 대표팀은 축복받은 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월드컵 본선에 가는 것은 특별히 더 축복받은 것이다. 2006년 월드컵 탈락의 아픔을 딛고 2010년 다시 한 번 월드컵에 나가 뿌듯했다. 대표팀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 이제 와 보니 대표팀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나 같이 못 나간 선배들, (이)동국이형, (이)정수형 등 수많은 K리그 선수들. 그 선수들을 대표해서 나간 것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허정무 "실수를 보고 배워라”=복거지계(覆車之戒). 월드컵에 도전하는 홍명보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한자성어다. 뒤에서 쫓는 자는 앞에 가다가 엎어진 수레에서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는 의미다. 중국 전한시대 중신 가의(賈誼)가 문제(文帝)에게 올린 말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한국은 고비마다 수많은 실수를 했다. 그 실수를 디딤돌 삼아 한국 축구는 한 발 한 발 성장해왔다. 내가 지휘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아깝게 패했다. 돌아보면 너무도 아쉬운 순간들이 많다. 그 실수를 돌이켜보고,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 16강을 넘어 8강까지 달려나가길 바란다. 그동안 잘해왔다. 부담감을 갖지 말고 즐기다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조광래 "수비 위치선정 주의”=성적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이지만 역대 대표팀 중 유럽 경험이 가장 많다. 홍명보 감독이 요구하는 경기 운영에 잘 적응할 것이라 본다. 월드컵에서 상위권에 올라가는 팀들을 보면 미드필더에서 볼 소유시간을 오래 가져간다. 그런 팀이 좋은 경기를 한다. 한국도 그런 부분에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한국의 실점 과정을 보면 70%가 수비 위치선정이 잘못돼 나온다. 이런 부분을 보완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힘들 때가 승부처다.



◆김호 "빠른 압박이 중요”=한국은 수비 전환이 늦다. 유럽을 호령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는 전진해서 압박을 빨리 한다. 전방에서 상대 실수를 유발해 득점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러시아의 평가전을 보면서 간접패스에 약점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팀을 상대로 압박을 빨리 하면 좋다. 압박을 하면서 상대 배후를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을 하면 러시아의 수비진을 흔들 수 있다. 선수들 정신 무장도 더 되어야 한다. 기성용처럼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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