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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발을 믿는다

중앙일보 2014.06.12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월드컵 내일 킥오프 …'브라질발 손세이션' 기대 만발



지난 5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 테마였다. 이날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는 ‘We are KOREA'라는 카드섹션을 펼쳤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서 하나된 대한민국으로 장도를 앞둔 홍명보호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의미였다.



홍명보호가 브라질을 향해 출항했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팀 중 가장 젊다. 평균 연령이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27.4세에서 26.1세로 크게 낮아졌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 최연소다. 이런 젊음의 힘을 바탕으로 한국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한다. 젊은 피 중 가장 주목할 선수가 손흥민(22·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은 요즘 한국축구의 핫 아이콘이다. 그는 작년 여름 역대 한국인 최고 이적료인 1000만 파운드(약 150억원)에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은 뒤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터뜨렸다. 2012~2013시즌 함부르크 소속으로 12골을 뽑아낸 데 이어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유럽 무대에서 박지성(33)과 박주영(29), 설기현(35)이 한 시즌 10골 이상을 넣은 적은 있었지만, 한국 선수가 유럽 빅 리그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1985~1986시즌 차범근(61) SBS 해설위원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손흥민은 약점이던 연계플레이도 보완했다. 그는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동료를 활용할 줄 모르고 스스로 공간을 만들 줄 모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속팀에서 펄펄 날면서 대표팀만 오면 작아졌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2012~2013시즌 2개에 불과하던 도움 숫자를 지난 시즌 7개로 크게 늘렸다. 홍 감독이 강조하는 팀플레이에도 눈을 떴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홍명보호에서 부동의 왼쪽 날개로 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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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네이마르·괴체 함께 월드컵 빛낼 영스타



외신들도 손흥민을 앞다퉈 조명했다.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지난달 브라질 월드컵을 빛낼 22세 이하 영건 22명을 꼽으며, 네이마르(22·브라질) 마리오 괴체(22·독일)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손흥민을 선정했다. 유럽 스포츠 전문매체 유로스포트 또한 손흥민을 "박지성의 은퇴로 세대교체가 진행된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고 언급하며 월드컵을 뒤흔들 축구스타 50인에 선정했다.



손흥민은 국내 팬들에게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확정된 지난 달 8일 리서치 전문 회사 피앰아이(PMI)가 20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는 23명의 선수 중 가장 기대되는 공격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손흥민이 29.8%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뽑혔다. 12.5%로 2위에 오른 이청용(26·볼턴)보다 두 배 이상 높다. 1년 전만 해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였던 손흥민은 이제 태극전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축구 팬들은 왜 손흥민에게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그는 한국 선수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볼을 잡는 것만으로도 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다. 손흥민의 성장 과정도 마치 한 편의 만화같다. 축구선수 출신인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52) 씨는 부상으로 한창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춘천으로 낙향해 유소년 지도자로 새로운 길을 찾은 손 감독은 차남 손흥민을 독특한 방법으로 지도했다. 손흥민은 원주 육민관중 3학년 때야 제도권 축구에 데뷔했다. 15세가 될 때까지 아버지 밑에서 철저히 기본기를 닦았다. 축구 명문 동북고에 입학했지만 분데스리가 진출을 노려 1학년 때 미련 없이 자퇴했고,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해 유럽 진출 꿈을 이뤘다. 손흥민은 아버지 아래서 하루에 1000개씩 슈팅 훈련을 소화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그의 슈팅 능력은 이때 만들어졌다.



한국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손흥민. 그의 발 끝이 브라질을 향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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