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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8) 제59화 함춘원시절 김동익(29)|한심석등이 자치위원회구성, 교수뽑아|1년뒤 이문호·나건영등 34명을 배출

중앙일보 1978.09.06 00:00 종합 5면 지면보기
서울 소격동에서 경성의학전문학교(나중에 서울외과 대학으로 개명)가 우리 손으로 창설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해서 창경원옆 함춘원에서는 경성대학의학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을 서둘렀다.

1945년10월 그래서 서울에 두개의 관립의대가 동시에 탄생했다. 이 두 외과대학은 46년 여름 국립서울대학교 설립안에 따라 합병되었지만 결국 함춘원의 불화와 반목, 그리고 갈등의 불씨가 되었으니 불행한 역사적 흐름이라고나할까.

경성대 의학부

어떻든 경성대학 의학부는 윤일선박사의 의학부장(학장) 취임과 함께 대학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교수진을 확보하는것이 시급했다. 일인들이 물러난 연구실을 지킬 교수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우선 자치위원회가 긴급히 조직됐다. 일제말기 경성제대의학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과 연구실을 지키고 있던 소장의사를과 당시 재학중인 학생대표로 구성되었다. 이들이 교수선정이라는 역사적 중책을 맡은 것이다.

이 소장의사들 가운데는 훗날 서울대학교 외과대학의 대들보 역할을한 인물들이 많다.

한심석(전서울대학교총장), 김홍기(현서울대학병원장), 주근원(현서울대학병원부원장), 남기용(현서울대의대생리학주임교수)박사들이다.

이밖에 최희영(위생학) 우동직(이비인훗과) 한범석(생리학) 박사들도 이자치 위원회에 참여했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학생대표가 참석해서 교수를 선정한것이 결국 갖가지 문제를 야기했다. 특히 매사에 행동을 일삼는 강경파나 사상적으로 좌익이 의심되는 인사가 교수진에 끼어든 점은 46년 이른바 국대안을 둘러싼 찬반소용돌이를 악화시키는등 서울대학교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된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갖추어진 경성대학의학부 교수진은 다음과같다.

의학부장 윤일선, 병원장 명주완, 교무과장 이제구, 학생과장 최희격, 제1내과 이정복, 제2내과 최응석, 제3내과 이돈희, 제1외과 문인주, 제2외과 김성진, 산부인과 김석환, 소아과 이병남, 피부비뇨기과 최재위, 안과 윤봉헌, 이비인후과 한기택, 정신신경과 명주완, 「엑스·레이」이부현, 해부학교실 나세진, 생리학교실 이종윤, 병리학교실 (1) 윤일선, 병리학교실 (2) 이제구, 약리학교실 (1) 이세규, 약리학교실 (2) 오진섭, 의화학교실 이기영, 위생학교실 최희영, 미생물학교실 허규.

해방의 환희와 함께 우리 손으로 대학을 운영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가슴이 벅찼다.

기대와 희망으로 함춘원을 넘치는 열기는 여름태양만큼 뜨거웠다. 그러나 갑자기 안겨진 자유가 문제였다. 일부에서는 방종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함춘원은 극도로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위대한 학자로서 학생들의 존경을 받던 동호 윤일선박사가 함춘원을 지키고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동호는 나보다 4살 손위(1896년생)로 23년 일본경도제대의학부를 졸업하고 동교에서 의학박사학의(29년)를 취득한 대학자다.

올해 83세인데도 함춘원의 강단을 떠날줄 모르는 그의 학문에 대한 열의와 애착은 참으로 경탄할만하다.

우리 선배 의학자가운데 동호만큼 많은 수의 박사를 배출한 학자는 없다. 그는 우리나라 의학계뿐만 아니라 학계전반의 원로인 것이다.

학술원상이나 서울시문화상수상은 동호로선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다.

경부제대 졸업후 병리학의 대가 「후지나미」(등낭) 교수 밑에서 2년동안 암에 대한 연구를 하고 귀국, 성대 「도꾸미쓰」(덕광) 교수밑에서 조수를 거쳐 조교수가 되었는데 동호는 해방전 경성제대의학부에서 유일한 조선인 조교수였다.

내가 알기로 동호는 암에 대해서 본격적 연구한 최초의 우리나라학자이자 병리학의 창시자다.

성대조교수에서 「세브란스」의전 병리학교수로 옮겼고(30년) 해방이 되자 경성대학의학부장겸 병리학교수로 취임, 61년 정년퇴직까지 46년 서울대대학원장, 56∼61년 서울대학교총장등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대학교육과 발전에 크게 공헌한 동호는 현재 나와함께 서울대의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편 46년에 경성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학생은 34명이었는데 이가운데 이문호박사(서울대의대 내과교수), 나건영박사(서울대의대산부인과교수), 허인목박사(서울대의대내과교수), 서순규박사(고대의대부속 우석병원장), 김희섭박사(이대의대 방사선학과교수), 최현박사(가톨릭의대 생리학교수)둥 의료계 중진으로서 맹활약중인 사람이 많은 점 또한 특기할만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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