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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사전통보…동반퇴진 위기

중앙일보 2014.06.09 17:33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좌)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중앙포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도쿄지점 부당대출,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분 사태로 9일 저녁 중징계 사전통보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제재를 확정하기 전에 징계 대상자에게 소명기회를 주기 위해 대략적인 내용을 미리 통보한다. 두 사람이 26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을 할 수 없게 된다.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징계가 확정되면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퇴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임 회장이 지난해 국민카드에서 유출된 5300만 건의 고객정보 중 1100만 건의 국민은행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임 회장은 2011년 3월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분사했을 때 KB금융지주 사장으로서 지주사 고객정보관리인이었다. 당시 국민카드는 은행 고객정보를 가지고 분사하면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 국민카드 회원이 아닌 은행 고객의 정보까지 유출이 된 만큼 금융지주사 고객정보관리인이던 임 회장이 최종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실대출이 이뤄졌을 때 리스크 담당 부행장이었다. 두 사람은 또 최근 불거진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에도 책임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 이외에도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가짜 입금증 발급,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내분 사건 등에 책임이 있는 국민은행 임직원을 함께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기관경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3년 동안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제한되기 때문에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나설 수 없게 된다.



금감원은 또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에 책임이 있는 3개 카드사 전현직 임직원에게도 제재 방침을 통보했다. 고객정보 유출 시점에 재임하던 카드사 대표는 중징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해임권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다.



이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을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현직에서 물러났더라도 금융권에 다시 취업할 수 없다. 금융권에서 문책경고 이상을 사실상의 ‘금융권 퇴출 선고’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아직 징계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 소명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징계 수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 관피아 금지법 논의=이날 국회에선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를 막는 방안에 대한 토론회도 열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금융노조와 공동으로 개최한 ‘금융 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에서 “KB금융에서 사실상 낙하산으로 임명된 지주회사 회장과 국민은행장 간의 갈등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권 인사가 정권의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하산 인사는 특정 행위를 금지하더라도 다른 형태로 규제를 회피하기 때문에 하나의 특효약으로 대처할 수 없다. 금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3년 이상 금융 분야 종사자로 제한하고 금융회사 로비스트 사전등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면 낙하산 수도 줄일 수 있고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수 있는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이지상·이윤석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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