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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라오산의 칭다오 맥주

중앙일보 2014.06.09 09:45
이제 6월에 들어섰는데 날씨는 한 여름 이상이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계절이 왔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맥주 생산국이다. 2004년에 이미 세계 생산량의 18.7%를 점유한 기록이 나와 있다. 중국 사람들의 맥주 사랑은 유별한 것 같다. 중국의 지방을 여행해 보면 가는 곳 마다 그 지방의 고유 브랜드가 있어 현지의 독특한 맥주 맛을 자랑한다. 베이징에서는 역시 옌징(燕京)맥주가 으뜸이다.



언젠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어느 맥주 퍼브에 갔는데 세계의 이름 있는 맥주의 브랜드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는데 놀랐다. 웨이터는 맥주는 물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에서는 로키산맥의 물로 빚은 쿠어스(Coors)가 가장 좋고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칭다오 맥주(靑島?酒)가 단연 인기가 높다고 하였다.



그 때 칭다오 맥주가 사용하는 물은 어디 물일까 하고 궁금하였다. 한참 후에 칭다오에 갔을 때 칭다오 맥주는 라오산(?山)의 맑은 물을 사용하여 맥주 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칭다오 맥주 회사가 지금은 라오산 근처에 있지만 본래는 지금은 박물관이 된 칭다오 구시가지에 공장이 있었다. 칭다오 맥주는 1898년 이곳을 조차한 독일인이 라오산의 물을 길어 와 1903년부터 맥주를 제조하였다.



라오산은 중국 민간 신앙인 도교의 성지로 중국인에게는 일생에 한번은 방문해야하는 성지와 같다. 기암절벽과 동굴, 특이한 식물과 폭포 등 장엄한 경관을 이루는 라오산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신비롭고 영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은 라오산 물로 빚은 칭다오 맥주를 특별히 즐겨 마시는지 모른다.



칭다오 맥주의 라벨에는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棧橋)와 함께 팔각정이 그려져 있다. 2층 구조인 팔각정은 산동성 지방문화유산으로 하이란팅(海?亭) 또는 후이란꺼(回瀾閣)으로 불리고 있다. 이 팔각정은 1891년 건립된 청말의 고건축인데 해안선을 감시하기 위한 군사목적(監視臺)으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교오(膠澳)라고 불리던 한 작은 어촌이 청말 북양함대 건립과 함께 해군거점 군사도시가 된 칭다오는 본래 친다오(琴島)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바다에서 보면 거문고 모양의 섬이 떠 있어 친다오라고 했는데 발음이 유사하면서 대중적 의미의 칭다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칭다오 맥주 브랜드의 영문이름이 지금의 한어병음(漢語?音)과 다른 알파벳이다. 이것은 청말 1906년 개최된 제국우전연석회의에서 의결한 우정식병음(Chinese postal map romanization)으로 중화민국(ROC)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어 온 영문이름이다. 베이징(北京)을 페킹(Peking)으로 샤믄(夏門)을 아모이(Amoy)로 부르는 것이 우정식병음이다.



1972년 대만의 중화민국이 유엔(UN)에서 중화인민공화국(PRC)로 교체되자 우정식병음이 대륙의 한어병음으로 바뀌기 시작하였고 국제표준화기구(ISO)가 1982년 공식적으로 채택하여 이제는 더 이상 과거 우정식병음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칭다오 맥주는 칭다오(Qingdao)에서 생산됨에도 칭다오(Tsingtao)상표로 계속 사용하는 것은 고유의 상표권이 인정된 것이다.



어쨌든 중국에서 시작되어 세계 유명 브랜드의 하나가 된 칭다오 맥주는 세계 어디서든 “우리는 청소년에게 술을 팔지 않는다.(We do not serve teens.)”라는 청소년 선도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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