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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링 늘린 세월호, 화물운임 30억 더 벌어

중앙일보 2014.06.09 01:15 종합 12면 지면보기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 사이 1항차(1회 운항)당 유류대금 비용만 약 6000만원이 소요되므로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화물을 많이 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김한식(72) 대표 등은 2013년 2월께부터 2014년 3월께까지 세월호에 차량 등 각종 화물을 적재하기 위한 장치인 D-링 785개를 추가로 설치하여 더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적재량 지정 받은 직후
수백 개 추가해 '고의 과적'
경영진 과실치사 유력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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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지난 5일 기소한 우련통운 문모(58) 항만운영본부장과 이모(50) 제주카페리팀장의 공소장에 나온 내용이다. 합수본부는 청해진해운 계열 선박수리업체인 더난터 등을 압수 수색해 D-링 추가설치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2월 D-링 수백 개를 처음 추가 설치했다. 한국선급으로부터 안전 점검과 함께 화물을 싣는 방법과 최대 적재량을 지정받은 직후다. 원칙적으로 그 뒤에는 화물 추가 선적을 위한 D-링 설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청해진해운은 이를 계열사에 맡겨 진행했다.



 목적은 공소장에 나타난 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합수본부는 보고 있다. 세월호는 인천~제주 편도 1회를 운항하면서 승객 운임으로 3000만~4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합수본부는 추정하고 있다. 또 한국선급이 지정한 화물 적재 한도를 지킬 경우 편도 1회 운항당 최대 2636만원을 화물운임으로 받을 수 있다. 승용차 77대, 화물차 8대, 컨테이너 54개를 싣는 대가다. 이것만으로는 3000만~4000만원 승객운임을 합쳐도 기름값 대기조차 빠듯하다. 그래서 차량을 더 많이 실으려고 D-링을 추가 설치했다는 게 합수본부의 분석이다. 실제 세월호는 지난해 3월 15일부터 사고 직전인 올 4월 14일까지 241회 운항하며 적재 한도를 지켰을 때 받을 수 있는 63억5276만원보다 약 30억원 많은 93억1000만원을 화물운임으로 받았다.



 D-링 추가 설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 3월까지 몇 차례 더 공사가 이뤄졌다. 합수본부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심하게 과적을 하다 결국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D-링 추가설치 자체는 불법은 아니다. 배의 무게를 크게 늘려 문제를 일으키는 공사가 아니어서다. 그러나 계획적으로 화물을 과적했다는 직접적인 단서여서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과 김한식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실무진에게 업무상 과실치사를 적용할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합수본부는 판단하고 있다.



 합수본부는 청해진해운이 설치 공사를 계열사인 더난터에 맡기고 대금 거래를 제대로 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때 청해진해운에서 일했던 항해사는 “(청해진해운이 더난터를 통해) 3만~5만원짜리 볼트 한 개를 교체하면서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한 바 있다.



목포=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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