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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혁신학교? 궁금한 게 참 많아요

중앙일보 2014.06.09 00:08 종합 32면 지면보기
강홍준
논설위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진보교육감 13명은 초·중·고에서 혁신학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학교는 현재 578개(초등 321개, 중학 197개, 고교 60개)가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전남·전북·광주·강원에만 있다. 앞으론 부산·인천·경남·충남·충북 등에도 혁신학교라는 간판이 달린 학교가 생길 것이다.



 혁신학교는 무슨 학교일까. 개념은 여러 가지다. 원조 격인 경기도교육청은 “민주적 자치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의한 창의지성교육을 실천하는 모델 학교”라고 풀이한다. 언뜻 이해가 쉽진 않다. 이 대신 혁신학교의 공통된 특징을 보면 학교에 대한 윤곽이 좀 더 분명해진다. 한 학급 규모가 25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 참여와 배려·협력을 강조한 학교 문화와 교사들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민주적 의사결정, 지식 위주의 경쟁 교육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평가(지필평가 대신 서술형·논술형 평가, 포트폴리오 중심의 과정평가) 시행 등이다.



 하지만 일반학교와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이 학교에 자녀가 다녀보지 않고선 답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혁신학교를 확대하려는 교육감은 일반 학부모가 품을 수 있는 세 가지 물음에 대해 분명한 답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력에 대한 불안이 첫 번째다. 혁신학교는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배려하는 학교라는데 혹시 학교에서 판판이 놀아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는 아닌지에 대한 답을 줬으면 한다. 일반학교에 비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더 적은지, 많은지 궁금하다.



 사교육과 연관된 문제다. 혁신학교의 특징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인데 귀가 후 아이들이 학원에 가야 한다면 학부모가 이 학교를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 없다. 수학이나 영어 같은 과목에 대한 사교육이 필요 없는 건지 알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학 가는 문제에 대한 답이다. 혁신학교를 다니다 일반 상급 학교(고교 등)에 가면 잘 적응할 수 있는지, 혁신학교(고교)를 마치면 대학에 잘 갈 수 있는지 등이다. 경기도 혁신고 성과분석 자료(경기도교육연구원 발간)를 보면 “혁신학교에서 충실한 학교 생활이 대입 수시에 큰 도움이 됐다”는 내용이 있다. 이건 일반고에서도 마찬가지다. 밥 먹으면 배부르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혁신은 좋은 말이다. 혁신이 정치적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이 이름이 달린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한다.  



강홍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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