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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윗니·아랫니 합쳐 28개…입속에 8억4000만원 가치 보석이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09 00:05
튼튼한 치아는 오복(인생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5가지 복)의 하나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치아 이야기

치아가 튼튼해야 음식을 잘 씹어 소화를 돕고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연적으로 생기는 치아 한 개의 경제적 가치는 약 3000만원이라고 해요. 치아가 ‘몸속의 보석’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소중은 치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올바른 치아 건강 상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60㎏의 힘 버티는 치아



각유일능(各有一能)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마다 한 가지씩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치아에도 각각의 기능이 있다. 앞니는 음식을 자르는 기능이 있고, 송곳니는 물고 뜯는 기능이 있으며 어금니는 음식을 잘게 갈아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작은 입 속에 있는 치아들은 저마다의 기능을 통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보통 치아는 유치(생후 6~8개월 생겨 3살까지 자라는 치아) 기간을 거쳐 6살부터 생기는 영구치(유치가 빠진 후 다시 자라는 치아)로 자라게 된다. 영구치는 사랑니를 제외하면 보통 28개인데 윗니 14개, 아랫니 14개로 구성된다. 우리가 치아를 닦을 때 마다 거울을 통해 보는 치아 표면은 하얗고 단단하게 보인다. 하지만 속은 굉장히 복잡하다. 치아 표면을 이루고 있는 ‘법랑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튼튼한 조직으로 무기질(생명체를 이루는 칼슘·인 등의 물질) 성분이 전체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음식을 씹거나 깨물 때 턱에 가해지는 60~70㎏의 힘을 버터야 하기 때문이다.



법랑질 아래에는 치아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조직인 ‘상아질’이 있다. 딱딱한 질감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세한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 법랑질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 안쪽에는 ‘치수’라는 조직이 있는데 여기에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통로가 있어 치아에 영양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치아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주인대’는 스프링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씹거나 깨무는 자극을 받을 때 쿠션처럼 받쳐 주기 때문이다. 최남섭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은 “28개 치아의 내부 구조는 모두 동일하며, 각각의 특수한 기능을 가진 복잡한 구조물”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치아 1개 가격은 얼마일까



치아 1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사람의 치아 가치를 가격으로 논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굳이 매긴다면 약 3000만원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임플란트 전문의인 스즈키 준지는 “자연적으로 생긴 건강한 치아 1개를 뽑을 경우 3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치아의 상태는 우리 몸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식을 씹을 수 있는 치아의 기능과 이로 인해 얻거나 잃을 수 있는 육체·심리·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했을 때 건강한 치아 하나가 지니는 경제적 가치가 이 정도라는 주장이다. 세포는 재생될 수 있지만 치아(영구치)는 두 번 다시 자랄 수 없다는 이유도 한 몫 한다.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사랑니를 제외한 자연치아 28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누구나 입 속에 8억4000만원 가치에 해당하는 보석을 가지고 다니는 셈이다.



실제 치아의 가치를 설명한 법원 판결도 있다. 2009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와 어금니 2개가 부러진 사람이 음식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음식점이 121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보철치료(손상된 치아 조직을 인공재료로 회복하는 치료)를 통해 치아를 유지하는 기간을 5~10년으로 잡았을 때의 치료 비용 1010만원과 위자료 200만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치약의 탄생은 기원전 5000년



치아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약은 이미 기원전 5000년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당시 이집트인은 몰약나무 껍데기에서 나온 액체와, 소 발굽을 태운 재에 계란·굴 껍데기를 섞어 치아를 문질러 닦았다.



기원전 100년의 로마 제국에도 치약은 있었다. 로마의 귀족들은 사람의 오줌으로 치아를 닦으면 하얗고 튼튼하게 변한다고 믿었다. 심지어 포르투갈 남성의 오줌을 치약으로 선호하는 풍습도 있었다. 실제로 오줌 속에는 암모니아라는 성분이 있는데, 현대의 치약에도 암모니아가 들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으리라 여겨지고 있다.



유럽 중세시대에는 사슴의 뿔과 소 뼈를 갈아 만든 가루를 특정한 약초와 섞어 만든 치약을 사용했다. 이 때부터 치약은 분말(가루)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이후 1860년에는 영국에서 분말 형태의 치약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졌고 1873년 미국의 윌리엄 콜게이트가 향기를 첨가한 치약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1896년에는 현재 사용하는 튜브형 치약이 탄생했다. 콜게이트는 치약 하나로 재벌이 됐다.



치통 덕분에 발견한 수학 원리



치통이 수학 원리를 발견하는데 공헌한 역사적 사실도 있다. 프랑스의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은 36살이 되던 해인 1658년부터 4년 동안 극심한 치통에 시달렸다. 치통으로 인한 두통이 멈추지 않아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그대로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치통을 잊기 위해 파스칼이 택한 방법은 수학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기하학(공간의 수리적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8일 동안 연구를 거듭한 끝에 ‘사이클로이드’에서 수학의 법칙인 ‘적분법’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사이클로이드란 직선 위로 원을 굴렸을 때 원 위의 정점(맨 꼭대기가 되는 곳)이 그리는 곡선을 말한다. 파스칼은 사이클로이드를 연구하는 동안 극심한 치통을 잊을 수 있어 이를 신의 계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우주여행 할 때 충치 있다면



장래희망이 우주비행사라면 우선 충치부터 치료해야 한다.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들은 다양한 신체적 제약을 받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충치이기 때문이다. 충치는 단 음식을 먹었을 때 입 안의 박테리아가 이를 분해하며 산성 물질이 생겨 치아의 법랑질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치아가 뻥 뚫린 것처럼 빈 공간이 생기고, 공간 속의 공기가 팽창하기 때문에 엄청난 치통에 시달리게 된다. 충치 치료에 사용된 재료가 무중력 상태에서 팽창해 치통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무중력 상태에서도 부피 변화가 거의 없는 금을 사용해 충치로 인한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 우주 공간의 특성상 오래 생활할수록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고 면역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다.



치아 건강 상식 Q&A



―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치아가 썩는 것 같아요.



양치질 방법이 올바른지 확인해야 합니다. 열심히 닦아도 방법이 틀리면 효과가 떨어지니까요. 3분 이상 꼼꼼하게 닦아야 좋습니다. 침의 분비량이 너무 적어도 충치가 생길 수 있어요.



― 칫솔질은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에만 하면 되나요.



칫솔질의 목적은 음식을 섭취한 후 치아에 붙은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세 끼 식사는 물론 간식을 먹고 나서도 칫솔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 물이나 과일 등 간단한 음식을 섭취한 후에는 굳이 칫솔질을 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 치과치료를 받은 후부터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생겨요.



치과 치료를 통해 치아 내부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니 안심하세요. 다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친구와 놀다가 넘어져서 치아가 부러졌어요.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따뜻한 물로 입 안을 헹궈 깨끗하게 합니다. 입 주변이 부어 올랐다면 표면에 얼음 찜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일 치아가 통째로 빠졌다면 우유나 물이 담긴 용기에 치아를 넣고 가능한 빨리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 구강검진은 얼마나 자주 받는 것이 좋나요.



충치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아직 영구치가 전부 자라지 않았다면 충치가 생기기 쉬우므로 3개월에 한 번씩, 영구치가 자랐다면 6개월에 한 번씩 구강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글=김록환 기자 , 도움말·사진=대한치과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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