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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의 시시각각] 앞으로 더 복잡한 세월호 숙제들

중앙일보 2014.06.09 00:01 종합 34면 지면보기
이철호
수석논설위원
‘세월호 심판’인 지방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갈 길이 태산이다. 세월호가 워낙 예민한 사안이라 하나하나가 지뢰밭이다. 얼마 전 국제해양협회(IMCA) 감독관이 사고 해역을 열흘간 조사한 뒤 혀를 내둘렀다. 국제안전수칙(조류 1노트 이상이면 잠수 금지, 18~24시간 재투입 금지 등)을 모조리 어겼기 때문이다. 이미 잠수부 2명이 희생됐다. 세월호 유리창을 깨고 선실로 진입하는 것을 본 감독관은 “잠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리창 파편에 공기 호스가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머지않아 고민해야 할 문제는 실종자 수색을 언제 어디까지 이어가느냐다. 잠수부의 사투 덕분에 실종자는 13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마지막 시신 한 구까지 찾아야 한다”는 게 국민 정서다. 우리의 전통 또한 시신을 중시한다. 다만 침몰 선박에서 75%의 시신을 건지면 성공적인 수습으로 간주하는 게 국제적 관례다. 50여 일 동안 95% 이상의 시신을 수습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물론 사고로 희생된 사람은 국가가 찾아 주는 게 선진국이다. 미국의 9·11 테러 희생자 수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문제는 이미 일부 시신이 유실된 경우다. 지난달 여학생 시신 2구가 사고 해역에서 2~4km 떨어진 정반대 방향에서 발견됐다. 지난 5일에는 40km 떨어진 매물도 부근에서 시신이 수습됐다. 당국은 언제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잠수부를 투입할 것인지 고민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수색 종결 여부는 어떻게 실종자 가족을 납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끝까지 정밀 수색에 주력한 뒤 100여 개 격실을 샅샅이 수중촬영해 더 이상 시신이 없음을 입증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 세월호 인양을 둘러싼 진통도 우회할 수 없는 문제다. 인양을 위해 지름 70㎝ 이상의 굵은 와이어를 감으면 두께 7㎜ 철판으로 된 격실은 구겨지고, 일부 시신도 손상될 수밖에 없다. 실종자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한 뒤 인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2000억~3000억원에 이를 인양 비용도 문제다.



 가장 값싼 대안은 침몰 지점에 반영구적인 부표를 세우는 것이다. 일부는 인근 섬까지 선체를 물속으로 끌고 가 처리하는 게 합리적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인양 포기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우선 세월호 선체가 국제항로상 지장을 주는지 따져야 한다. 맹골수도 선박 통행량을 조사해 일정한 한계 이상이면 인양하는 게 국제적 원칙이다. 둘째로 2차 피해 여부다. 잠수부를 투입해 연료통을 폐쇄해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선체 부식이 진행되면 언제든 기름이 유출될 수 있다. 인근 어민과 양식업자를 생각하면 인양이 바람직하다. 사고 해역의 병풍도가 국립해양공원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 뜨거운 감자는 비용 정산이다. 세월호 사건이 워낙 참혹해 그동안 돈 계산을 제쳐두고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수난구호법의 긴급 구난명령에 따라 별다른 정산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사고 해역에 왔다가 그냥 돌아간 현대보령호나 하루 리스비가 7억~8억원인 대형 크레인 비용은 누가 대야 하나. 성공하든 실패하든 사고 해역에 투입된 모든 선박·장비에는 실비 정산이 원칙이다. 이종인씨도 다이빙벨 투입 비용을 요구할지 모른다.



 얼마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잠수부 일당이 100만원”이라 해서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맞는 말이다. 국제적으로 심해 잠수부의 하루 일당(개인장비 포함)이 1300달러 선이다. 우리 사회에선 “바가지 비용”이라 비난할지 몰라도 민간업체와 잠수부에 대한 실비정산은 혈세로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세월호가 든 보험금 상한액은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난제들을 국가와 유가족의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하지만 양쪽의 신뢰관계는 끊어진 지 오래다. 중간에서 도움을 줄 만한 민간 해상사고 전문가들도 입을 닫고 있다. 잘해야 본전이고 정치적 오해가 무섭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유병언 일가부터 빨리 붙잡아야 할 텐데 검찰·경찰의 수사부터 영 미덥지 않다.



이철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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