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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치매' 라고? 다 그러진 않아요

중앙일보 2014.06.09 00:01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예쁜 치매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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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고 추억 회상, 행복 신경망 튼튼해져



치매는 ‘마음의 포장’을 풀어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평소 생각을 드러낸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극대화된다. 예전에 조용하던 사람이 치매에 걸린 후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낸다.



예쁜 치매 환자가 되려면 치매 초기단계에서 대처해야 한다. 치매는 초기→중등도→중증→말기 등 4단계로 진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치매 초기 이전인 ‘고위험기’(0.5단계, 표 참조)로 치매를 의심하는 단계다. 예컨대 최근 있었던 일에 대해 인지가 늦어지고, 힌트를 줘야 기억한다. 사회생활·직업능력은 유지하지만 TV·신문을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예쁜 치매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는 “익숙한 집안일을 반복하거나 좋았던 옛 추억을 떠올리고, 노래·미술 공부로 뇌 인지기능을 꾸준히 자극하면 증상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쁜 치매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짜증과 신경질을 자주 내면 뇌에 부정적 신경회로가 두껍게 만들어진다. 뇌는 퇴행하면서 평소 강하게 키운 부정적 성격이 나타난다. 반면에 평소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기억력·판단력 같은 인지기능이 떨어져도 착한 성향을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 분노·화·완벽주의 같은 부정적 신경망을 줄여야 한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왜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지 이유를 찾는다. 참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가령 내 의견을 무시당하는 것이 싫다면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인정한다. 분노와 미움을 버리고 부부관계나 주변 인간관계를 좋게 유지한다.



조기 치료하면 일상생활 가능해



행복·긍정 신경망을 강화하는 훈련도 꾸준히 한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난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행복한 감정이나 사진을 보면서 즐거웠던 추억을 자주 떠올린다. 여러 번 반복하면 행복·긍정적 신경망이 두꺼워진다.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진단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평균 10년이다. 부끄럽다고 숨기면 더 빠르게 증상이 악화돼 간병 부담이 커진다. 신촌세브란스 신경과 예병석 교수는 “치매 단계별로 관리·치료를 받으면 인지기능은 떨어져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치매 초기 상태를 5년째 유지하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치매 진행 정도에 따라 실천법도 다르다. 초기에는 뇌 인지기능을 자극하지만 중등도 이후부터는 일상생활의 수행능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요리를 하거나 청소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며 뇌세포를 활성화한다. 최호진 교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를 하더라도 직접 하도록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가족 또는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며 기억을 자극하고 행복했던 시절을 자주 이야기한다.



초기부터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파스처럼 몸에 붙여 망상·환시 같은 치매 증상을 줄이고, 일상 수행능력을 유지하는 패치형 약도 나왔다.



중등도 이후에는 익숙한 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훈련한다. 이 시기에는 뇌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굳이 현실을 알리지 말고, 평소 쓰는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반복해 설명한다.



치매에 접어들었어도 ‘뇌 예비창고’를 늘리면 도움이 된다. 말기 환자도 자신의 이름은 잊어버리지 않는다. 뇌는 특정 부위를 반복하면 그 일을 담당하는 뇌세포끼리의 연결이 튼튼해진다. 일부 세포가 손상되었더라도 주위에서 대체할 예비군 세포를 동원해 기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따라서 세수하기·대소변 가리기·옷 갈아입기·식사하기·길 찾기·물건 구입하기 등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를 해도 기억력을 높인다며 지적하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뇌 손상을 가속해 기억력이 더 나빠진다. 게다가 보호자에게 나쁜 감정을 갖게 돼 공격 성향을 드러낸다. 학창시절 선생님께 혼이 나면서 무엇인가 배웠는데, 지나고 나니 학습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꾸중을 들었던 기억만 남는 것과 비슷하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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