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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임신 늦추면 위험, 30세 전후 아이 가져야"

중앙일보 2014.06.09 00:01 건강한 당신 5면 지면보기


우리나라에서 불임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2012년 기준 19만1415명에 달한다. 4년 새 3만여 명이 증가했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등 불임시술 성공률은 여전히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난임 부부의 가장 큰 소망은 자녀를 갖는 것. 지난달 30일 경기도 판교 차병원 종합연구원(CHA Bio Complex)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미국불임학회 레베카 소콜(Rebecca Sokol) 회장이 방한했다. 그는 “불임 치료의 길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생식세포의 연구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고, 이제는 건강한 정자와 난자를 냉동 보관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우선 불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생활습관을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 미국불임학회 소콜 회장



● 불임 문제를 연구하는 일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불임은 단순히 아이를 낳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생식기능 이상으로 남성이 병원을 찾으면 심장질환을 검사한다. 발기부전이나 리비도(성욕) 등 많은 부분이 심장, 혈액순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PCO(다낭성 난소 증후군)를 앓는 여성도 심장병이나 당뇨병을 앓거나,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생식기능 이상은 생활환경과 영양·약물 등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 불임을 완벽히 치료할 수는 없나.



“2000년대엔 세포질 내 정자주입술(ICSI)이 개발됐다. 극소량만 존재하거나, 운동성이 없는 정자를 직접 난자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기존에 임신이 전혀 불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 남성도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남성 불임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제는 세포 단위의 연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어떤 연구인가.



“생식세포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불임을 겪는 부부가 많다. 미성숙한 생식세포(정자나 난자)를 몸밖으로 꺼내고, 외부에서 성숙한 생식세포로 만들어 체내에 집어넣거나 체외 수정시키는 방법이다. 아직 체외 배양은 소량만 가능하나 추가 연구가 이어지면 정자주입술처럼 불임의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해 불임을 해결한다면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런 의미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성숙한 생식세포로 분화하는 기술은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동물 수준에서 활발하게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 불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나.



“지금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보다 ‘늦게 낳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다. 이런 태도는 위험하다. 가능하면 30세 전후로 아이를 갖는 게 좋다.”



● 고령 산모가 왜 문제가 되나.



“여성은 갖고 있는 난자 수가 일정하다. 32세부터 난소 안에 있는 난자 수는 급격히 줄고, 그러다 폐경이 온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도 함께 늙는다(세계보건기구는 35세 이상을 고령 임산부로 정의). 난자가 건강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유전학적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여성의 비율이 확실히 늘었다. 남자도 50세 이후 정자는 유전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45세가 넘었다면 고려해 보길 바란다.”



레베카 소콜 회장



1996년부터 ‘미국 최고 명의’에 이름을 올린 남성 생식분야 권위자.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지난 30년간 매년 10만~2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100회가 넘는 초청 강연과 100권에 달하는 저서를 냈으며, 태평양 연안 불임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8000여 명의 회원을 둔 미국불임학회(ASRM) 회장이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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