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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남경필·유정복 공약 이행, 돈보다 갈등 풀 정치력이 관건

중앙선데이 2014.06.08 00:04 378호 10면 지면보기
“돈보다 중요한 건 정치력이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개발공약 들여다보니

 전문가들에게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의 광역단체장 당선인이 내건 수도권 개발공약이 얼마나 이행되겠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재원 확보가 공약 이행 과정의 1차 걸림돌로 보이겠지만 이보다는 이행 과정에서 불거지는 갈등을 해결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일부 공약의 경우 “광역단체장 선에서 마찰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이행 불가능’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이 내건 ‘5대 창조경제 거점’ 구축의 경우 재원보다 명분 확보가 관건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가 ‘중장기 맞춤형 발전전략’으로 소개한 이 공약의 대상 지역은 서울 전역에 가깝다. 주요 내용을 보면 ▶가산과 금천 일대는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산업 융합을 위한 G밸리로 개발하고 ▶상암DMC와 수색은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로 조성하며 ▶종로·동대문 일대에선 귀금속·수제화 등 136개 특화산업을 키우고 ▶창동·상계동 지역을 미래 성장동력 연구·교육 중심지로 만들며 ▶마곡지구는 2단계 개발을 추진한다는 식이다.

 이 공약이 발표된 직후 전문가로부터 “서울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점이 긍정적”이란 평을 듣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서울 중심적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미 비대할 대로 비대한 서울을 이 정부 핵심 과제인 창조경제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주장이 지역 균형을 고려했을 때 얼마나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김 교수는 또 “국가적인 지역 발전계획과 엇갈려 힘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복지 공약은 충분한 재원 지원이 없을 경우 민간 건설업체의 협력을 끌어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선거에서 “안심(임대)주택을 8만 채 짓겠다”고 약속한 박원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선 “공급이 부족한 2~3인 가구를 위한 투룸형 소형주택을 20만 가구 지어 2020년까지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소형주택 용지로 활용 가능한 역세권 땅 등에 용적률 및 용도 변경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서울시민 한 명이 지고 있는 부채가 전국 3위에 들 정도의 위험 수위이기 때문에 충분한 재원 확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외부 투자자나 사업자를 끌어들이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경기도 북부 지역 발전’의 경우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도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경기도 북부 미개발지역은 우선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선 인프라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현수 평택대 무역물류학과 교수는 “경기도 북부는 중앙정부의 인허가나 예산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 대부분”이라며 “게다가 국방부를 비롯해 환경·국토교통·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의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이 쉽게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당선인의 ‘따복(따뜻하고 복된) 마을공동체’ 6000곳 조성 공약은 기존 마을공동체와의 기능 조율이, 출근시간에 2분마다 한 대씩 서울로 출발하는 ‘굿모닝 버스’를 운영하겠다는 공약은 교통 마비가 가중될 서울시와의 협의가 주요 숙제로 꼽혔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은 새롭게 정책을 펼 만한 입지가 더 좁다. 13조원이 넘는 인천시 부채 때문에 일을 벌일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원도심 재생사업을 벌이고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겠다는 등 돈 드는 공약을 많이 내놨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인천은 이미 아시안게임 때문에 부채 증가요인이 크다”며 “유 당선인이 대표적인 친박 인사라 중앙 예산을 더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시민도 있겠지만 국책 사업비는 투명하게 배분되는 시대라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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