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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장시간 노출 땐 체온조절 기능 마비 … 뇌 손상 이어질 수도

중앙선데이 2014.06.08 01:30 378호 22면 지면보기
여름의 첫달인 6월, 날씨는 이미 한여름이다. 5월 말부터 이어진 때 이른 이상 고온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꽃매미·미국선녀벌레 등 해충이 발생해 농가 피해가 우려되며, 철도 레일이 휘어져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고 한다. 모기도 평년보다 빨리 나타났다. 심지어 피지(皮脂) 분비가 늘어나 여드름지루성 피부염 환자도 증가 추세다. 덩달아 고체온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때이른 무더위에 건강 지키려면

우리 몸의 체온 조절 능력은 발군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늘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 애를 쓴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우면 땀이 많이 나는 것도 열(체온)을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도 두 손을 든다. 체온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오르는 것을 고(高)체온증이라 한다. 고체온증은 세월호 참사에서 자주 언급된 저체온증과 정반대다. 대개 무더위로 인해 체온이 37.2도를 넘어서면 고체온증으로 진단된다.

기온이 사람의 정상 체온(36∼37도)보다 높으면 열사병 등 고체온증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지난달 말 부모와 함께 간 캠핑에 기분이 들뜬 김모(10)군. 엄마가 음식 준비를 하는 동안 아빠와 함께 갯벌에서 조개를 잡았다. 기온이 30도에 가까웠지만 조개 잡는 재미에 흠뻑 빠진 김군은 바구니에 가득 찬 조개를 엄마에게 자랑하기 위해 달려가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에서 김군은 고체온증의 일종인 일사병으로 진단됐다.

무더위는 일사병·열사병 등 고체온증을 유발한다. 고체온증의 시작 신호는 열경련이다. 열경련은 여름에 축구·마라톤 등 고강도 운동을 할 때 땀(수분·염분)이 많이 나 생기는 일종의 근육경련이다. 일사병(열탈진)은 지나친 수분과 땀 배출에 따른 체액부족이 원인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손유동 교수는 “일사병은 스포츠 음료(이온음료)나 주스 등을 마시면 대부분 호전된다”며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1시간 이상 지속되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훨씬 심각한 열사병은 무더위에 장기간 노출돼 체온조절 중추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여러 장기의 손상, 특히 뇌 손상을 잘 일으키며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조한진 교수는 “열사병이 의심되면 환자를 서늘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긴 뒤 옷을 벗기고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환자를 덮고 부채·선풍기로 바람을 쏘여 주는 것이 좋다”며 “체온이 급격히 오른채(40.5도 이상) 경련·혼수 증세를 보이면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고체온증에 특히 취약한 대상은 4세 미만 어린이, 75세 이상 노인, 만성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 심장약·이뇨제 복용자 등이다.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 탈수에 쉽게 빠질 수 있어서다. 기온이 높을 때 이들은 실내에서 지내는 게 가장 좋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야외 공사현장이나 논밭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면,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낮 12시∼오후 5시 사이엔 주의해야 한다. 햇볕이 잘 반사되도록 색상이 밝으면서 통풍이 잘되는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도 고체온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챙이 넓은 밝은 색 모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도 챙기자.

야외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10∼16도의 시원한 물을 500∼600mL(두 컵 정도) 마시면 체내 물 흡수가 촉진된다.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2∼4시간마다 음료나 주스를 마시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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