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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교회의 시작과 원리

중앙선데이 2014.06.08 02:10 378호 27면 지면보기
해외에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반드시 교회가 생긴다는 점이다. 한국인 몇 사람만 모이면 교회가 생긴다. 교회가 세워진 뒤 얼마 지나면 갈라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마다 크고 작은 교회들이 세워진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대한민국을 찾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사방에 교회가 있다는 것이다. 어딜 둘러봐도 교회 십자가 탑이 눈에 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희한한 현상이다.

교회에는 놀라운 자생력이 있다. 교회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자생력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세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두 가지만 갖추면 된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다.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돈이 있든 없든, 자체 건물이 있든 없든, 소속 교단이 어디든 교회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 가볍게 여행하는 여행자와 같다. 어디를 가기 위해 많은 짐을 챙겨야 하는 게 아니고 복잡한 수속을 밟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가벼울수록 손쉽고 빠르게 여행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교회 되기 위해서도 많은 요건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이는 예수께서 그렇게 만드신 것이다. 2000년간 많은 핍박과 시련이 있었음에도 교회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이 공산화된 뒤 기독교가 없어질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오히려 몇 배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교회가 갖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스캔들과 딜레마에 대해 많은 사람이 염려한다. 하지만 몇몇 유명 대형 교회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지 않으며 기독교를 대표하지도 않는다. 소문난 잔칫집일수록 먹을 게 없다고 했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은 몇 곳의 유명 대형 교회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불필요한 일이다. 잘못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뭔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 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개신교의 일부분만 바라봐서는 전체의 사정을 알 수 없다. 예수께서 당신의 교회를 어떻게 감독하시고 인도하시는지 우리는 다 알 수도, 파악할 수도 없다. 부분적인 안목으로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교회는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하셨다. 이 점을 믿어야 한다. 사도신경에도 교회에 대한 믿음이 나온다.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믿사오며.” 왜 신조를 고백하는 중에 교회에 대한 믿음이 포함돼 있을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말은 그리스도의 몸이요, 신부인 교회를 믿는 믿음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믿는다는 말은 교회의 목적과 운명과 궁극적인 승리를 믿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예수를 사랑하는 사람은 당연히 교회를 사랑해야 한다.

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예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뒤 이 땅에 세우신 것이 교회다. 당신의 계획에 의해 그렇게 하신 것이다. 두세 사람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예수님이 함께하신다고 했다. 이것이 교회의 시작이요, 원리다. 우리는 항상 소박하고 겸손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란하고 화려한 건물이나 프로그램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할 때 교회의 자생력에 의해 교회는 살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김영준 예일대 철학과와 컬럼비아대 로스쿨, 훌러신학교를 졸업했다. 소망교회 부목사를 지낸 뒤 2000년부터 기쁜소식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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