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박 난 박원순, 쪽박 찬 정몽준 … 박 대통령은 본전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08 00:19



[6·4 지방선거 리뷰] 전문가 10인이 선정한 ‘6·4 어워즈’

선거는 승패를 가른다. 당선자가 있다면 낙선자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득실은 다소 온도 차가 있을 수 있다. 수많은 승리 중 각별한 의미로 각인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며, 비록 이겼어도 상처뿐인 영광이 있는 반면 아름다운 패배로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다. 과연 이번 지방선거의 최고 수혜자는 누구일까.



 그래서 따져 봤다. 이름하여 ‘6·4 지방선거 어워즈’다. 대박·쪽박·본전치기·알짜배기·속빈강정·장기투자 등 6개 분야로 나누고 정치 전문가 10인의 의견을 취합했다. 각 부문별 2명씩 추천을 받았다(교육감 출마자 제외). 어떤 부문은 견해가 통일된 반면 천양지차로 의견이 엇갈리는 분야도 있었다. 흥미롭지만 뼈가 있는 시상 결과였다.



[대박상 (10표)] 표 확장성 입증한 박원순

만장일치였다. 10명 모두 이번 선거의 최고 수혜자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뽑았다. 6·4 지방선거의 MVP인 셈이다. 야권 차기 대권 주자 1순위에 올랐다는 점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념·연령별 확장성이 크다는 걸 입증했다”고 했으며,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야당은 얻지 못한 데 반해 박 시장은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서울시장 재선은 대선으로 가는 레드카펫”이라고도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곱 표를 얻었다. “격전지에서 승리해 대권 주자의 면모를 갖게 됐다”(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진단이었다. 결과적으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해 새누리당이 전국 단위에서 야권에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흥미로운 견해도 있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을 꼽았다. “지방선거로 친박이 다시 득세하게 됐다. 그 이전 비박계가 뭉칠 수 있었던 시기에 의장 선거를 했으니 타이밍상 절묘했다”는 분석이었다.



[쪽박상 (9표)] 대선과 멀어진 정몽준

한쪽이 대박이면, 그 반대편은 쪽박을 차기 마련.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13%포인트 차로 패배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쪽박상 주인공이었다. 한 명을 제외한 아홉 명이 정 후보를 뽑았다.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서 사실상 이탈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비록 져도 남는 선거가 돼야 하는데, 인상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연정 교수 역시 “네거티브 전략이 오히려 패착이었다”는 시각이었다.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를 꼽는 이도 세 명이었다. “지방선거 실시 이후 인천시장은 예외 없이 재선에 성공했는데, 그 공식이 깨졌다”(최창렬)고 했다.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며 강운태 광주시장 후보를 쪽박상으로 추천한 이도 두 명 있었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실장은 “정치적 임팩트를 전혀 남기지 못했다”며 김황식 전 총리를 꼽았다.



[본전치기상 (6표)] ‘박근혜 마케팅’위력 확인

대차대조표가 달라지지 않은 정치인이다. 크게 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선전했거나 반대로 높은 기대에 비해 다소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은 이라 할 수 있다. 여섯 명이 박근혜 대통령을 추천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박근혜 마케팅이 어느 정도 통했다. 현상 유지는 한 셈”이라고 했다. 홍성걸 교수는 “본인이 직접 뛴 건 아니지만 간접적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평했다.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견해였다.



 자칫 완패할 경우 조기 레임덕까지 점쳐졌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며 다시 국정 운영의 동력까지 얻게 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선거 막판 ‘박근혜를 구해 달라’는 프레임으로 보수표가 결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윤희웅 실장은 “임기 전반기임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해 대통령의 위상 약화는 불가피하다”며 다소 다른 평가를 내렸다.



 이 밖에 별다른 위상 변화가 없는 정치인으론 김한길·문재인 등 야권 지도부가 언급됐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를 지목한 이도 세 명이었다.



[알짜배기상 (5표)] 실속 빵빵한 유정복

겉으로 드러난 성과보다 오히려 더 내실을 다진 이들을 말한다. 공동 수상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란히 다섯 표를 얻었다. 유 시장에 대해선 “비록 박심(朴心)에 의지하긴 했어도 불리한 상황을 극적으로 역전했다”는 평가였다. 배종찬 본부장은 “실속에서는 따라 올 사람이 없다. 지방·정무직·중앙 등을 두루 섭렵한 제2의 한승수”라고 평가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공존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는 강한 긍정론부터 “압승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2%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이도 있었다. 윤희웅 실장은 “전형적인 보수 강세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해 충청권 맹주 위상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의원도 두 표를 얻었다. “부산 승리에 기여했다”(이준한·최창렬)는 진단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를 꼽는 이도 두 명(홍성걸·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있었다.



[속빈강정상 (4표)] 빨간불 켜진 안철수

결과에 비해 내상(內傷)이 큰 정치인을 꼽아 달라는 주문이었다. 의견이 중구난방이었다. 그만큼 정치적 해석이 들어갈 여지가 컸다. 그럼에도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네 표를 얻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준한 교수는 “전략공천한 광주에서 승리해 체면치레는 했지만 대선 주자로서의 격은 사실상 상실했다”고 했다. 신율 교수 역시 “상처를 받을 만큼 받았다. 선거 이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고 평했다. 최창렬 교수는 “박지원·정청래 의원이 벌써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친노의 반격”을 예상했다.



 반면 정연정 교수는 “당내 위상을 높이며 7·30 재·보선에서 나름 역할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오히려 알짜배기상에 안 대표를 추천했다.



 ‘속빈강정상’엔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도 거론됐다. “핵심 측근이면서도 텃밭에서 신승했다. 낙선자가 더 주목받는 상황”(윤희웅)이라는 입장이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충청권 전패를 이유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언급했다.



[장기투자상 (5표)] 튼실한 자산 쌓은 김부겸

이번에도 공동 수상이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이유였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비록 패했어도 명분을 얻었다”는 점에서,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는 “차차기를 바라볼 수 있는 유망주”라는 점에서 꼽혔다. 나란히 다섯 명의 추천을 받았다.



 김부겸 후보에 대해 최창렬 교수는 “노무현의 이미지와 중첩되는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고 했으며, 윤희웅 실장은 “견고한 보수지역에서 40%대의 득표율로 야당의 미래 지도자 위상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원희룡 지사에 대해선 “여권 내 개혁적 이미지로 외연을 더욱 넓히게 됐다”(홍형식)는 진단이었다. 안희정 지사도 네 표를 얻었다.



 반면 신율 교수는 “원희룡·안희정 지사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 지방 도정만으로 중앙무대에 어필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다른 의견을 냈다.






설문 응해 주신 분(가나다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신율 명지대 교수, 유창선 시사평론가,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실장, 이준한 인천대 교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정연정 배재대 교수, 최창렬 용인대 교수, 홍성걸 국민대 교수,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오피니언리더의 일요신문 중앙SUNDAY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아이폰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아이패드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 폰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 탭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앱스토어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마켓 바로가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