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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그래, 우릴 무시해라"

중앙일보 2014.06.06 00:59 종합 27면 지면보기
“우리를 무시하는 게 오히려 더 좋다.”


H조 상대국들, 한국 탐색 소극적
"오히려 전략적으로 보탬 된다"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남짓 앞둔 5일 미국 마이애미 턴베리 아일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명보 감독이 한 말이다. H조 상대국이 한국 전력 탐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전략적으로는 더 보탬이 된다”면서도 “이렇게 무시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서도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역시나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겠느냐”며 말문을 연 그는 “1차 목표를 이루면 그 다음부터는 대진운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은 18일 쿠이아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이다. 홍 감독은 “러시아는 중앙에 세 명의 미드필더를 두면서 강하게 압박한다. 상대의 공격을 끊은 뒤 역습으로 연결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한 뒤 “상대 미드필드와 중앙수비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운데 지역으로 공격 루트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측면 위주의 전술 가동을 예고했다.



 이날 발표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한국은 57위로 H조 최약체다. 벨기에(11위), 러시아(19위), 알제리(22위) 등 상대국 세 팀의 FIFA 랭킹은 모두 우리보다 높다. 한국만 지난달보다 순위가 2계단 하락했고, 세 팀은 모두 상승했다.



 홍 감독이 내세우는 필승 해법은 결국 ‘팀’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29·아스널)에 대해 “2년 전과 비교해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한결 좋아졌다”고 칭찬했고, 기성용(25·스완지시티)에겐 “이번 월드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더 중요한 건 주전이 아니라 벤치 멤버들이다. 그들이 뒤에서 잘 받쳐줘야 팀 전체가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치우치는 상황은 경계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현재 상황을 ‘흰색 도화지 위에 한국 축구의 컬러인 빨간색을 칠해가는 시기’로 표현했다. “ 브라질에 입성할 땐 강렬한 빨강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이애미=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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