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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혼선 가중시킨 지상파 3사 출구조사

중앙일보 2014.06.06 00:46 종합 29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강일구]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개표방송의 꽃’ 출구조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의 적중률은 94%.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16개 광역단체장을 맞혔다. 예측이 빗나간 곳은 1곳이지만, 개표방송 초기 TV에 촉각을 세운 시청자의 혼돈은 컸다. 경기도지사는 야당 우세를 점쳤지만 여당이 줄곧 앞섰다. 충남에서는 박빙을 예측했지만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다. 전체 17개 시·도지사 선거 중 절반에 가까운 7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일종의 ‘회피 전략’이다.



 1996년 15대 총선부터 시작된 출구조사는 유난히 총선에 약했다. 2012년 19대 총선까지 5번 연속해 오류가 났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예상 의석 수를 ‘최소 몇 석~최대 몇 석’으로 했는데도 한나라당 의석 수가 3사의 예측 범위를 벗어났다. 2012년 70여억원을 들인 공동 출구조사에서도 3사 모두 사실상 누가 1당이 될지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개표방송을 끝까지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출구조사 무용론이 잇따랐다.



 반면 지방선거는 성적이 좋았다.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정확하게 맞혔고 이번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도지사에 이어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11곳·보수 3곳 우세, 2곳 경합이란 예측과 달리 진보가 13곳을 차지했다.



 출구조사란 선거 당일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예측조사가, 과연 응답자가 투표소에 갈지를 확신할 수 없는 데 비해 강점이 있다.



이런 출구조사에 오류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는 “출구조사의 일반적인 오류는 무응답자를 추정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주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전략적으로 무응답·응답회피를 할 경우, 응답자의 답변내용에 입각해 무응답자에 대해 추정하면서 편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워낙 접전지역이 많은 예측불허 선거였고, 전체 투표율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사전투표가 반영되지 않아 예측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출구조사 못잖게 예상이 빗나간 부산·인천·광주의 여론조사·예측조사도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한 번에 수십 억원을 들이는 출구조사의 목적이 유권자에게 밤을 새우며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시청자 서비스’의 일환임을 감안하면 보다 정확한 조사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끝까지 개표해봐야 안다’면 돈과 공을 들인 출구조사의 의의가 없기 때문이다.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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