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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물이 고이지 못해 빠져나가는 형국

중앙일보 2014.06.06 00:31 종합 24면 지면보기
<준결승>

○·스웨 9단 ●·탕웨이싱 3단



제12보(115~127)=마음엔 본래 주체가 없기에 한번 흔들리면 마치 맑은 물 잔에 흙먼지를 넣은 듯 뿌옇게 된다. 자아(ego)는 마음의 패턴 중 하나일 뿐 주체가 아니다.



 중앙 중시에서 변 중시로 “스웨의 마음이 돌아섰다”는 것이 어제였다. 오늘은 다시 중앙 중시다. 흑의 앞길을 가로막는 120의 모자가 그것.



 그러나 중요한 수순 하나를 빠뜨렸다. ‘참고도’를 보자. 날일 자 공격이 먼저였다. 이후 5까지가 편한 수순이었다(3을 a에 두면 흑4로 잡힌다). 이후 흑b에는 백c로 가만히 받아두어도 좋다. 어디 한 구석 의외의 변화가 일어날 곳이 없다.



 실전 121이 두터웠다. 우변 백을 압박할 뿐만 아니라 백이 우세했던 중앙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탕 3단이 장난기 많은 얼굴에도 불구하고 뚝심이 보통 아님을 짐작하게 하는 수였다.



 121의 효과는 분명하다. ‘참고도’를 이미지 잡아 보자. 135가 중앙을 사면(四面)에서 막고 있다. 그러나 실전에선 우물의 오른쪽 담 하나가 무너졌다. 물이 고이지 못하고 빠져나간다. 그 외에도 작은 실수가 있었다. 국후엔 답이 보이고 후회도 나온다. “122로는 먼저 123에 밀어야 했다.” “뭔가 어수선하다.”



  좌변 흑은 위험한가. 흑A로 젖혀 흑E까지 패를 내는 수도 있어 잡힐 돌이 아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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