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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미 비밀병기 '나바호 코드 토커'…마지막 생존자 체스터 네즈 별세

중앙일보 2014.06.06 00:10 종합 26면 지면보기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비밀 병기 역할을 했던 암호 통신병 ‘나바호 코드 토커(Navajo Code Talker)’의 마지막 생존자 체스터 네즈(사진)가 4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자택에서 숨졌다. 93세.


원주민 언어로 암호 … 한국전에도

CNN은 “적군이 절대 해독할 수 없는 암호를 만들어 미국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원조 코드 토커 29명 중 한 명인 네즈가 숨졌다”고 전했다. 그는 1950~51년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시절의 체스터 네즈. 그는 나바호 코드 토커의 마지막 생존자였다. [CNN 캡처]
 네즈는 미국 남서부 나바호족 인디언 출신으로 42년 미 해병대에 차출돼 통신병으로 활약했다. 미국의 군사 정보가 일본군에게 수시로 넘어가는 위기 상황에서 전쟁터 곳곳에 배치된 코드 토커들은 나바호족 원주민 언어로 암호를 만들어 이를 주고 받으며 작전을 수행했다. 나바호족 언어는 문법과 음색이 독특해 나바호족 이외엔 절대 배울 수 없었고 일본군은 해독할 수 없었다.



 네즈는 2011년 출간한 책 『코드 토커』에서 “폭탄이 떨어질 때도 참호에서 웅크리고 있을 수 없었다. 물자와 탄약을 요청하고 전략을 주고받은 뒤에야 일본군의 폭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암호를 매일 새롭게 만들었고 실수 하나가 미군 병사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밝혔다.



 코드 토커들은 사이판·괌 등 태평양 연안에 투입됐고 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엔 300여 명이 활약했다. 비밀 병기로 불린 그들의 존재와 역할은 미 해병대 병사들조차 모를 정도였다. 68년 미 정부가 기밀 해제 결정을 내린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사이판 전쟁에 투입된 나바호족 코드 토커와 그들을 지키는 해병대원 간의 우정을 그린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2002년 영화 ‘윈드 토커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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