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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향한 야릇한 성적 감수성…히사지 하라 사진전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06 00:02






































Balthus, The Golden Days (Les Beaux Jours), 1944-46, Oil on canvas
발튀스(Balthus·1908-2001)의 작품을 사진으로 재현한 일본 사진가 히사지 하라(50·原久路)의 전시가 팔판동 갤러리 진선에서 열린다.



발튀스는 ‘20세기 최후의 거장’이라 불릴 만큼 프랑스 미술계 중요한 입지를 굳힌 사실주의 화가다. 그러나 그림의 대상과 표현 방법이 다소 변태적이고 에로틱하여 ‘이단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사춘기 소녀들을 향한 거침없는 표현은 1934년 발튀스의 첫 개인전 이후부터 비난의 대상이었고, 몇몇 작품에 대한 외설성 논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좌측 화보)



발튀스 전기에 따르면 ‘나는 소녀를 그린 것이 아니라 천사를 그린 것이다’ ‘난 늘 어린이로 남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Balthus, Therese, 1938, Oil on canvas
이러한 전설 속 화가 발튀스의 예술 세계를 모노톤의 흑백사진으로 재해석한 사진작가가 히사지 하라다.





하라는 발튀스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미의 상징’이라고 표현한 소녀들을 사진으로 재현했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성적 문화에 대한 해석을 더했다.



짧은 교복 치마를 입은 사춘기 소녀들은 다리를 벌린 채 아련하게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마치 꿈에 본 장면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것처럼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도 있다.



실존하는 대상의 형태가 오롯이 갖춰진 하라의 사진은 원작 발튀스의 그림과는 또 다른 야릇하고 묘한 성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또 19세기의 프린트 기법으로 차별적인 스타일을 구사한다.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넘어 몽롱하기까지 하다.



결국 발튀스에서 이어진 하라의 연출사진은 ‘순수’ 아니면 ‘포르노’라는 극단적인 관점 사이에서 다양한 층위의 중간 영역을 만든다. 동시에 성스러움과 추잡함 그 사이에 있는 것들을 성찰하게 한다.







▶히사지 하라 사진전 ‘발튀스 회화의 고찰’.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갤러리 진선 02-723-3340.







한영혜 기자 sa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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