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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수가 된 진보교육감, 반대자 뜻도 헤아려야

중앙일보 2014.06.06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친전교조·진보교육감 13명의 득표율은 31.9%(충남 김지철 교육감)에서 55%(전북 김승환 교육감) 분포를 보였다. 진보교육감은 대체적으로 유권자 세 명 중 한 명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진보교육감이 압승한 것은 학부모의 표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성과와 효율 중심, 경쟁 위주의 학력지상주의 교육에 실망했다. 인간에 대한 사랑, 공존과 배려라는 따뜻한 공동체적인 가치의 결핍을 가슴 아파했다. 이런 집단적 반성의 흐름 속에서 진보의 약진이 이뤄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교육감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이 지지자보다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교육정책은 양면이 있다. 어떤 정책이든 일반적으로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진보교육감이 폐지하려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도 마찬가지다.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입시 경쟁을 유발하는 동시에 학교 서열화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현 정부가 자사고의 선발 방식을 바꾸려 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해 그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도 교육부가 정책의 양면을 살피지 못한 탓이다. 진보교육감이 확대하려는 혁신학교 역시 입시교육을 탈피하는 인성교육의 사례라는 측면과 방만한 운영이란 관리상의 문제점을 함께 지니고 있다. 교육감이 지지층의 의견뿐 아니라 다른 의견까지 들어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재임 때 추진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혼란을 느낀 교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 교육은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조변석개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충돌하면서 오락가락하는 정책 집행도 불만 요인 중 하나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 당선자는 인터뷰에서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학생들의 관점에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학생의 뜻을 받들겠다면 자신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독단적으로 제도를 뜯어고치는 행위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진보교육감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셋 중 둘의 민의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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