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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충청이 왜 이래" … 새정련, 예상 깨고 우세

중앙일보 2014.06.05 02:50 종합 3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4일 오전 서울 신교동 국립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 용지에 기표를 하고 투표함으로 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세월호 심판과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은 6·4 지방선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를 결정한 변수가 세월호 침몰의 여파와 새누리당이 막판 맞대응 카드로 제기했던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의 충돌이었다는 점에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실제로 4일 수도권, 충청·강원권에서 새누리당 후보들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심야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충남·충북·대전·세종 등 4곳 선전
박근혜 지지 강한 곳 대지진 조짐
경기·강원 등 초박빙 개표 이어져
박근혜 구하기 표심도 만만찮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세지역인 영남(경북·경남·대구·울산)과 호남(전북·전남·광주)에선 일찌감치 양당 후보들의 당선이 예고됐지만 인천·경기·강원 등에선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개표 드라마가 펼쳐졌다. 예상대로 ‘세월호 표심’은 존재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침몰 이전엔 서울을 포함해 전역에서 완패 위기에 몰렸다. 그런 새정치연합이 서울에서 위력을 떨친 것은 결국 세월호에 대한 심판 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민병두 선대위 공보실장은 “서울의 경우 세월호 침몰로 인한 충격과 정부의 무기력·무능력한 대응에 대한 실망감이 선거에 작동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실종되며 민생이 침체된 데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작동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충청권의 충남·충북·대전·세종 4곳에서 개표 초·중반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서거나 경합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였던 충청은 지난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의 승리를 이끌었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새누리당은 충청 출신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원내대표 의 등장에 이어 이번엔 2010년 지방선거와 달리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의 통합 효과도 기대했다. 그럼에도 충청권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조짐을 보인 것이다. 초반 개표에서 우세로 나타나자 새정치연합에선 4대 0으로 약진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왔다. 특히 당초 새누리당 우세가 점쳐졌던 대전·세종시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자 새정치연합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은 “두 지역은 도시권으로 경기도 서·남부 도시의 야당 선호현상이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의원은 “어, 충청이 왜 이러지…”라며 “후보들이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수도권은 서울을 빼놓고 초접전이 이어졌다. 여야가 모두 인천과 경기를 놓고 “우리가 유리한 선거구가 아직 개표를 하지 않았다”며 막판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려는 표심도 움직였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당초 현직 시장·도지사들의 프리미엄에 밀렸던 인천·강원 등에서 초반 우위를 점한 것은 여당이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크게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침몰은 그 자체로 정부·여당에 악재였을 뿐 아니라 여당 후보들에게도 새정치연합의 현역 광역단체장들에 맞서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일 시간을 빼앗았다. 그러나 ‘박근혜 표심’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곳곳에서 여야 박빙 경합 양상이 계속되자 새누리당은 반색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 구하기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 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오후만 해도 “수도권에서 3대 0 완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던 새정치연합은 한때 몹시 긴장하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국민의 마음을 의식해 SNS 등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손가락 단속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전례 없는 참사와 집권 전반기의 대통령 리더십이 격돌한 이례적인 선거였다. 지난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는 집권시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김영삼 정부 3년차(1995년), 김대중 정부 5년차(2002년), 노무현 정부 4년차(2006년), 이명박 정부 3년차(2010년)에 선거가 벌어졌다. 집권 중·후반기에 이뤄진 지방선거에선 모두 여당이 패했다. 정권심판론이 작동하면서다. 반면 김대중 정부 집권 첫해였던 98년 지방선거에선 여당이 승리했다. 집권 2년차 선거가 이렇게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된 것은 드문 일이다.



글=채병건·김경희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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