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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총리에 국가개혁 적임자 찾고 있다"

중앙일보 2014.06.03 01:55 종합 2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오른쪽)을 만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 의장에게 정부조직법과 공직자윤리법, 재난안전기본법, 김영란법 등 세월호 참사 관련 입법들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가운데는 김성동 의장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총리 임명 후 개각을 통해 국정운영을 일신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던 일정이 다소 늦춰지게 됐지만 국가 개혁의 적임자로 국민께서 요구하고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국정운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고 시급한 국정개혁 과제들도 충실히 수행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이 요구하는 분" 첫 언급
김종인·한광옥·김영란 등 물망
김문수 측 "연락 받은 적 없다"
국정원장에 윤병세 장관 부상



 박 대통령의 말 속엔 몇 가지 함의가 있다. 우선 ‘국가 개혁을 이뤄낼 인사’가 인선의 제1 기준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밝혔다. 가장 굵은 인선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이 요구하는 분’이라는 표현은 안대희 전 후보자 사퇴라는 상황 변화에 따라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도덕성 ▶출신 지역 ▶직업군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보를 찾고 있다”는 말로 미뤄볼 때 아직 인선을 끝내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관피아(관료 마피아)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소신과 ▶강단과 뚝심이 있으면서 ▶추진력을 겸비한 인사를 물색 중인 것 같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후보자 발표 시점은 6·4 지방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기준에 따라 여권에선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최경환·이인제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중 대선 때 ‘경제민주화’를 주도한 김 위원장은 소신이 강해 관료사회 개혁을 주도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위원장은 호남 출신인 데다 오랜 정치 경륜에서 나오는 추진력과 돌파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1998년 IMF 외환위기 국면에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낸 일화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박근혜계 핵심이다. 반면 후보로 거론됐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총리직에 뜻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조순형 전 의원을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동교동계 출신으로 ‘리틀 DJ(김대중)’란 별명이 있다. 조 전 의원은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지닐 정도로 주관이 뚜렷하지만 고령(79세)이란 점이 변수다. 정치인의 경우 지속적인 검증을 거쳐 다른 직군에 비해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크다.



 법조인 출신으로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무제·김영란 전 대법관 등의 이름도 여전히 오르내린다. 김 전 대법관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공무원들의 청탁과 부패를 끊기 위해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을 입안해 국회로 넘겼던 주역이다. 숱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국무회의를 통과시키는 뚝심을 보인 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김 전 대법관은 변호사 활동 대신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써와 법피아(법조인 마피아) 논란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한때 ‘김문수 총리설’이 확산되기도 했다. 경기지사를 하면서 현장을 중시하고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도지사란 명성을 얻었던 만큼 국가개조의 적임자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인사는 “김 지사가 후보군으로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도 “청와대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능력과 청렴성, 개혁성을 갖춘 제3의 사회적 명망가가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석인 국가정보원장엔 외교관 출신으로 하마평에 오른 이병기 주일대사, 김숙 전 국정원 1차장과 함께 윤병세 외교부 장관 카드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윤 장관의 경우 청문회 통과 경험이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는 신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군 출신인 점을 들어 국정 경험이 있는 외교전략가가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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