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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도 없이 왜 왔나" … 쫓겨난 국조특위

중앙일보 2014.06.03 01:28 종합 12면 지면보기
2일 세월호 국조특위 소속 김현미 야당 간사(가운데)가 실종자 가족의 항의를 받고 진도체육관을 나서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여야가 국정조사 날짜 하나 맞추지 못하면서 뭘 하자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가족들이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방문을 연기해 야당 의원들만 진도를 방문했다. [뉴스1]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의원 9명이 2일 전남 진도를 방문했다. 국정조사의 첫 활동으로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방문’이 됐다. 이날 방문한 의원은 전원 야당 소속이었다. 새누리당은 “실종자 가족들이 ‘날씨가 좋지 않으니 일정을 변경해 찾아달라’고 해서 안 갔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국조특위는 여야 9명씩으로 구성됐다.

새누리당 불참으로 야당만 방문
팽목항 유족들, 만나주지도 않아



 국조특위 의원 방문에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의원들이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하자 실종자 가족이 “(가족이 머무르는 실내체육관 말고) 식당 천막으로 가자. 대책도 없이 뭐하러 왔느냐”며 막아섰다. 잠시 후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중재로 체육관 앞 천막에서 의원들과 가족 10여 명이 마주 앉았다.



가족들은 “여야가 국정조사 날짜 하나 맞추지 못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거냐”고 말했다. 또 “인사치레 말고 며칠씩 진도 현지에 머물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달라. 우린 잊혀지는 게 두렵고, (관심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상규명을 위해 의견을 들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후 의원들은 팽목항을 찾았으나 가족들은 만나주지 않았다. 의원들은 수색·구조 상황에 대한 설명만 듣고 발길을 돌렸다. 자원봉사자들도 “왜 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구조작업은 이날까지 12일째 진전이 없었다. 그동안 추가 실종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지난 1일 오후부터는 기상악화로 작업이 중단됐다. 사고 해역엔 바지선과 함정, 잠수사 등이 철수한 상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기상이 좋아지는 4일 오후 정조 때부터 수색·구조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선내 장애물 제거를 위한 선체 절단 작업도 이때 재개된다. 폭발 사고를 낸 산소용접 방식 대신 유압 그라인더(수중용 절삭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세월호 선원들의 첫 재판을 참관하기 위한 일반인 방청권 추첨이 이날 광주지법에서 진행됐다. 일반인 방청권은 재판이 열리는 주법정과 화면으로 재판을 방청할 수 있는 보조법정에 10장씩 배정된다. 60명이 신청해 경쟁률은 3대 1이었다.



진도=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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