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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중국이 원전을 늘리는 이유는

중앙일보 2014.06.03 00:57 경제 11면 지면보기
정하황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
지난 3월 중국 전인대에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대기오염 탓에 중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5.5년 낮아지고, 조기 사망자도 1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까지 나오자 중국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 방지에 투입할 예산은 2770억 달러(약 283조원)라니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부터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작하는 등 주변국들이 대기오염에 예민해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직원들이 베이징에서 근무할 경우 대기오염 위험수당까지 지급할 정도라고 하니 중국의 대기오염은 국제적으로도 공인된 셈이다.



 오늘날 중국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전체 전력의 70%를 화력발전에 의존하면서 생긴 부작용에서 비롯된다. 중국 원자력연구소의 구중마오 교수는 “중국 전력의 5~10%가 원전으로 생산된다면 스모그는 현저하게 감소될 것”이라며 “원전은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원전은 20기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2%만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원전을 현재 건설 중이다. 나아가 2020년에는 지금 수준의 3배까지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중국의 원자력 붐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또한 토륨 매장량이 세계 세 번째인 중국은 토륨원자로를 10년 내 개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정부가 독려하고 있다. 모두 대기오염 해결이 그만큼 절박해서다.



 과거 영국의 경우 과다한 석탄 사용 탓에 1952년 스모그 현상을 초래해 약 4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10만 명 이상이 호흡기 질환을 앓았다. 영국에서 스모그가 없어진 것은 원자력과 청정에너지 등을 이용하고도 몇 십 년이 흐른 뒤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 또한 과거 1948년 펜실베니아주에서 석탄 사용으로 인한 최악의 대기오염 사건을 경험하고 원자력발전 개발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미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0%를 전기 생산이 차지한다. 따라서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은 필수’라는 인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다. 원자력발전은 운영 단계에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필수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역시 과거 대기오염으로 큰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인 집진장치를 굴뚝에 설치하고 자동차 매연 규제와 가정 난방에 석탄 사용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면서 오염 수준을 낮출 수 있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안전 문제는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될 과제다. 원자력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원자력은 분명 중국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대기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막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정하황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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