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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유아용품 '친환경' 남발 막으려면

중앙일보 2014.06.03 00:57 경제 11면 지면보기
강민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근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친환경·무독성 제품이라고 광고하는 제품 일부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친환경 표시제품 700여 개를 조사한 결과 46%가 허위·과장광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6개월 이상의 아기를 둔 가정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뾰족한 모서리와 코너 곳곳에 설치하는 모서리보호대가 있다. 일부 유아안전용품에서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를 비롯, 다량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는 간과 신장의 조직기능 장애, 생식기형 유발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성 물질로 이미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특히 3세 미만의 아동들이 사용하는 유아안전용품은 아이의 입을 통해 유해성분이 직접 인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아기들은 미세한 양의 유해물질이라도 해독하거나 체외로 배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영유아기 유해물질 노출은 나이가 들어서 또는 세대를 넘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004년부터 어린이용 완구와 유아용품에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화학물질관리정책(REACH)을 개정해 장난감과 육아제품에 유해물질로 통칭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안전 기준치를 정했다.



 국내에서는 시민·환경단체가 지속적으로 유해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고 관리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실 엄마들이 유해성이 없는 제품을 고르기는 만만치 않다. 단순히 제품 패키지에 안내된 제품 성분만을 따져 안전성을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사용할 제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품 성분에 대한 법적인 규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도 정부의 감독하에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강민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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