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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탄과의 전쟁'

중앙일보 2014.06.03 00:32 경제 4면 지면보기


미국 오바마 정부가 ‘석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2일(현지시간) 미 환경보호청(EPA)은 2030년까지 발전소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30% 감축하는 내용의 환경 규제 강화책을 발표했다. 타깃은 미국 전역에 600개 넘게 있는 석탄 발전소다. 석탄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는 최대 탄소 배출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전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연료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41.7%로 가장 높다. 천연가스(23.6%), 원자력(19.0%), 수력(7.4%)은 물론 석유(0.6%)도 따라가지 못한다.

발전소 탄소배출량 30% 감축하기로
업계선 "싼 연료 못 써 전기료 올라"



 발전용으로 쓰기에 석유나 가스 값은 여전히 비싸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자력 발전소는 더 짓기 어려워졌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값싼 석탄이 다시 주목을 받은 배경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가스 발전량은 지난해 5% 감소했지만 석탄 발전량은 8% 늘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석탄 중독’은 큰 골칫거리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의 주요 원인인 석탄 사용을 줄이려고 각종 규제책을 내놨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환경 오염과 싸우고 있는 21세기 국가 지도자에게 석탄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성명에서 “이 규제를 시행하면 해마다 510억 달러(약 52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22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소비자 역시 2030년까지 2890억 달러에 달하는 전기 사용료를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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