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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대학·차병원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심혈관 질환

중앙일보 2014.06.03 00:23
분당차병원 심장혈관센터 문병주 센터장이 환자에게 관상동맥우회술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극심한 가슴 통증, 늦어도 90분 안에 혈관 뚫어야 생존율 높여

 주부 오은경(53·경기도 성남시 야탑동)씨는 은근한 가슴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산이나 계단을 오르면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렇다고 가슴이 찢어지듯 통증이 심하지는 않다. 오씨는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어 그러려니 넘겼다. 분당차병원 문병주 심장혈관센터장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는 심장 혈관을 포함해 몸속 모든 혈관이 약해진 상태”라며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을 받아도 다시 혈관이 좁아졌다 막히는 응급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30여 년간 심장전문의로 활동한 흉부외과 권위자다.



 암만큼이나 무서운 병이 있다. 심근경색·협심증·동맥경화 같은 심혈관 질환이다. 심장에는 세 가닥의 굵은 혈관이 있다. 관상동맥이다.



 끈적끈적하게 뭉친 혈전(피떡)이 관상동맥을 막으면서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 근육에 영양분·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근육 괴사로 인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결국 목숨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으로 악화된다. 문 센터장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심혈관 질환”이라고 말했다.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 위험하다. 똑같이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어도 악화 속도가 더 빨라진다. 흡연·운동부족·비만 등도 심근경색·심장마비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 혈관 상태에 따라 혈관이 좁아졌다면 협심증, 막혔다면 심근경색이다. 심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다. 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단일 질환 중에선 가장 많다. 하지만 이 질환의 위험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 가쁘면 심장 건강 체크



 문 센터장은 “증상이 발생한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통증을 겪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늦어도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심장이 보내는 가장 흔한 적신호는 가슴 통증이다. 대개 가슴을 짓누르고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따갑거나 불에 타는 것처럼 아픈 경우도 있다. 팔·목·등 쪽으로 통증이 뻗어나가기도 한다. 단순히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찬 가벼운 통증도 있다. 문 센터장은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 생각해 한 달간 소화제만 사먹다가 뒤늦게 협심증인 것을 안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미국에서는 관상동맥우회술 보편화



 심혈관 질환은 소리 없이 악화돼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평소엔 멀쩡하다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비교적 젊었을 때부터 혈관이 막히기 시작하므로 중년 이후에는 적극적인 치료·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풍선·스텐트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혈관 곳곳이 막혀 있어 풍선·스텐트 시술 같은 내과적 시술로 완치가 어려운 증증 환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상동맥 옆으로 심장에 혈액·산소를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을 수술로 만들어 준다. 일종의 우회로인 셈이다. 준비단계를 포함해 수술은 4~5시간 정도 걸린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만 건 이상 시행되고 있다. 문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재발 위험을 줄여 풍선·스텐트 시술보다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북미·유럽에서는 심장 수술의 80%가 관상동맥우회술로 일반화됐지만 한국에서는 20명 중 1명꼴”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뇨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심혈관 질환자는 심장·혈관 기능이 더 많이 떨어져 있어 풍선·스텐트 시술보다 관상동맥우회술이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수술 성적 역시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증 심혈관 질환자는 풍선·스텐트 시술로는 좁아진 혈관을 완전히 뚫기 힘들다. 스텐트로 넓힌 혈관이 막혀 응급상황이 재발하기도 쉽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빨리 걷기, 조깅,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고 신체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다만 마라톤같이 무리한 운동은 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1회 30분씩 일주일에 3회 가볍게 운동한다. 흡연·음주·스트레스 등은 혈관을 좁게 만들므로 피한다.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사진=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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