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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별난 남자 은밀하게 여심 점령

중앙선데이 2014.05.31 01:43 377호 6면 지면보기
지난달 28일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 신인연기상(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과 남자 인기상(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으로 3관왕을 차지한 김수현(26)의 현재는 ‘인기’나 ‘대세’ 같은 한마디 말로는 담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자신의 소속사(키이스트)의 대표 배용준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 대륙의 스타로 자리 잡고 있다. ‘해품달’이 이끌고 ‘별그대’에서 폭발해버린 김수현의 성공 스토리는 최고 40%대의 시청률, 700만 명의 영화관객, 30개 넘는 광고 출연과 수백억대의 광고수익, 7개국 9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린 아시아 팬미팅, 5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중국 프로 출연으로 이어지며 신화가 되어가는 기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김’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김연아보다, 김기춘보다 가장 먼저 그의 이름이 자동으로 뜬다.

제50회 백상예술대상 3관왕 배우 김수현

그러나 숫자로 증명하는 이 스타의 위력은 이미 그 마음을 뺏겨버린 아시아 대륙 여성들의 심장을 합한다면 차마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그는 말도 안 되는 400살 먹은 외계인으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잘생기고, 가장 부자면서도 잘난 척하지 않고 여자에게는 우직한, 여자들이 남자에게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진 환상의 극단, 이상형의 완전체를 연기했다.

그러나 여심을 뺏어가는 그의 비결이 완벽한 ‘도민준’에서 왔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도민준이 아닌 김수현 역시 오늘날의 여성들이 꿈꾸는 남자의 모든 면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그의 매력 중 가장 큰 부분은 ‘신뢰감’이다. 그의 차분하면서도 우직한 목소리와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은 1990년대 초 대표배우로 떠올랐던 한석규의 믿음직함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도 한석규가 가지지 못했던 큰 키와 작은 얼굴로 패션모델 같은,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판타지를 품게 한다.

그의 얼굴은 분명 이전의 전형적인 꽃미남의 이목구비는 아니어서 너무 잘생긴 남자가 주는 압도적인 느낌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소년 같은 여린 얼굴과 달리 열정으로 이글거리는 듯한 눈빛은 거부할 수 없는 온도를 발산한다. 늘씬하고 귀엽게만 보이던 소년이 어느 날 무게 있는 목소리로 “널 좋아해, 내가 널 좋아한다고”(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라거나 “내가 지켜줄게요”(‘별그대’)라고 사랑을 선언할 때, “그 정갈했던 서체가 이리 흐트러지다니”(‘해품달’)라며 눈물로 안타까움을 쏟을 때, “내일 밤 전화해도 돼요?”(광고 대사)라며 유혹하는 그의 말은 ‘쿵’ 소리를 울리며 크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대사 하나, 표정 하나에 뜨거움과 서늘함을 같이 실어낼 줄 아는 그의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 여자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너무 잘 아는 것 같은 그 모습 때문에 여심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

남자의 강함과 부드러움, 열정과 차분함을 동시에 갖추고 여자들의 모성애와 기대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자극하는 그를 영화·방송 산업 관계자들이 앞으로 10년간은 업계를 휩쓸 배우로 손꼽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 인터뷰에서 ‘별그대’의 도민준 캐릭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진중함’으로 꼽은 김수현에게서 불꽃놀이처럼 터져버린 인기 스타의 광휘에 휘둘려 우를 범할 것 같은 걱정은 크게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 스타가 되었으니 진지하고 무거워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였던 선배들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더 발랄하고 가볍게 드러내면서 한 10년 동안은 여자들의 마음을 더 설레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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