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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꽃게 외화벌이 NLL 우리 어장도 중국에 팔았다

중앙일보 2014.05.31 03:41 종합 1면 지면보기
북한이 서해 꽃게잡이 어업구역에 대한 조업권을 중국에 팔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의 우리 영해 일부를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어선의 NLL 월선(越線)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30일 밝혔다.


서해 NLL 남쪽 3곳 영해
북·중 어선 수백 척씩 출몰
정부, 중국에 단속 요구

 북한은 해마다 꽃게철(4~6월)이나 오징어철(6~12월)에 돈을 받고 각각 서해와 동해상의 어업구역을 중국에 제공한 뒤 이 지역에서 공동조업(합영조업)을 하고 있다. 합영조업구역에 우리 영해를 포함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중국 측에 제공한 어업구역은 백령도 북쪽과 동쪽, 연평도 북쪽 등 모두 3곳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그래픽 참조>



 정부 당국자는 “합영조업구역에선 북한 어선과 중국 어선이 섞여 조업을 한다”며 “북한의 합영조업구역 확대에 따라 중국 어선들은 지난해보다 남쪽으로 이동해 조업하고 있어 이들의 NLL 월선을 막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도 “지난해까지는 중국 어선들이 주로 NLL 이북에서 조업을 진행하거나 NLL 선상을 따라 이동하곤 했다”며 “그러나 이달 중순 이후 NLL을 넘어오는 사례가 잦아 해경 특공대를 추가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경은 지난 27일 NLL을 넘은 10t급 중국 어선 3척을 포함해 23일 1척, 19일 2척을 나포했다. 29일에도 백령도 인근에선 170여 척, 연평도 인근에는 100여 척의 중국선단이 조업을 벌이면서 일부 어선이 NLL 이남으로 넘어와 조업을 한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중국 어선 단속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정부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1년 12월 이청호 경사가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사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중국 어부들이 쇠고리를 던져 해경 특공대원 4명이 부상당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해경국 등에 북한이 제공한 조업구역에 우리 수역이 포함돼 있으니 NLL을 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조업권 확대가 외화 획득이란 경제적 목적 외에 NLL 무력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엔 북한 경비정 2척과 단속정 1척이 NLL을 넘은 데 이어 22일엔 우리 경비함정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단속정과 함정들이 중국 어선 단속을 빌미로 NLL을 넘을 수 있 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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